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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현장을 가다]사이공강변 정글을 스마트시티로… GS건설의 마법 시작된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4 18:19

수정 2019.02.24 22:44

(5) GS건설 베트남 냐베 신도시
한국 건설사로는 두번째로 베트남 신도시 조성권 따내
주택 1만7000가구·국제학교·종합병원·상업시설 등 갖춘 최첨단 복합신도시 사업에 나서
베트남 호치민 냐베신도시 현장. 왼편에 보이는 꽁번 하천이 관통하는 텅빈 부지에 GS건설이 3.5㎢(106만평), 인구 6만8000명 규모의 최첨단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 GS건설 제공
베트남 호치민 냐베신도시 현장. 왼편에 보이는 꽁번 하천이 관통하는 텅빈 부지에 GS건설이 3.5㎢(106만평), 인구 6만8000명 규모의 최첨단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 GS건설 제공

【 호치민(베트남)=서혜진 기자】"베트남에서 여기처럼 법적으로 깨끗하고 인프라 접근성이 좋은 땅은 별로 없습니다. 로컬 업체들도 같이 개발 사업을 하자고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개발업체가 도시관리규약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도 있고 주택 건설 외에 셔틀버스, 묘목, 보안정비 등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무궁무진합니다."(GS건설 관계자)

'베트남 경제중심지' 호치민 도심에서 남쪽으로 차를 타고 30분 가량 달리자 호치민 7군지역에 위치한 광활한 대지가 펼쳐졌다.
GS건설이 3.5㎢(106만평), 인구 6만8000명 규모로 단독 개발을 추진 중인 냐베(Nhabe)신도시 예정지다.

2월 중순 한낮 30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 속에 찾은 이곳은 말 그대로 정글 숲이었다. 사이공강으로 이어지는 폭 30~100m의 '꽁번 하천'이 뜨거운 햇살 아래 유유히 흐르고, 하천 양 옆에는 밀림에서나 볼 법한 식물들이 마구 늘어져 있었다.

■정글 숲이 최첨단 스마트시티로

GS건설은 이곳에 스마트시티 콘셉트를 적용한 21세기형 복합신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내 건설사로는 대우건설에 이어 두번째로 베트남에 신도시 조성 사업권을 따냈다. 꽁번 하천을 낀 수변 조망에 주택 1만7000가구, 국제학교, 종합병원, 상업시설 등과 첨단통신 인프라가 갖춰진 자급자족형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 5단계 사업으로 진행하며 지난해 1-1단계 빌라·타운하우스(359가구) 사업에 착수, 조만간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GS건설은 분양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GS건설 관계자는 "냐베신도시 예정지 건너편에 현지 업체 비나캐피털과 호주계 투자회사가 합작한 고급 빌라 단지의 경우 분양이 잘 됐다"면서 "베트남에서는 보통 완판까지 2년 정도 걸리는데 이 단지의 경우 1년 안에 끝났다"고 설명했다.

냐베신도시는 첫 삽 뜨는데 13년이 걸렸다. 호치민시가 토지수용 보상을 마무리하는데 만 8년이 소요됐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기에 법적 문제가 없는 토지를 저렴한 가격에 대거 확보할 수 있었다.

GS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법적으로 깨끗한 땅이 별로 없는데 나베신도시의 경우 대부분의 토지를 다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국가재정이 충분치 않아 국가 주도의 계획 신도시가 딱히 없다. 해외 디벨로퍼들이 로컬 업체들과 합작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베트남 최초 신도시이자 '베트남의 강남'으로 불리는 푸미흥의 경우 대만 부동산개발사인 CT&D사와 호치민시 산하 공기업이 공동 투자해 개발됐다.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신도시 개발은 단비와 같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인구증가율 3% 수준이 지속될 경우 신규주택 수요가 매년 13만4000가구씩 늘어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매년 최소 6만3000호의 신규주택을 짓겠다는 목표로 주택건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GS건설 표 신흥부촌으로 탄생

GS건설은 냐베신도시 주거단지의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심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사업부지가 빈 도화지라면 디벨로퍼가 마음에 드는 색깔과 재료로 얼마든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디벨로퍼가 자유롭게 도시관리규약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주거단지 내에서 장례나 애완동물을 금지할 수 있다.

부지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사업도 다양하다. 빈 땅을 놀리며 지가 상승을 노리는 랜드뱅킹(land banking)도 가능하다. 푸미흥의 경우 개발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중앙 부지를 비워 놨다.

GS건설은 나베신도시 외에도 대단지 상업지구 투티엠 지역의 200만평 땅에 리조트형 최고급 주거단지 817가구와 지상 30층, 지하 3층의 호텔 및 복합 오피스빌딩 등을 오는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도심과 18㎞ 떨어진 롱빈 지역에 인구 1만9500명 규모의 9군 미니 신도시도 건설된다. 현재 진행 중인 호치민 메트로 1호선의 개통시기와 연계해 개발 추진 예정이며 28만평 땅에 6500가구를 수용하게 된다.


호치민 메트로 1호선은 호치민시의 중심부인 벤탄지역에서 9군 미니 신도시 인근 수오이티엔 차량기지까지 연결되는 총 연장 19.8㎞의 도시철도 프로젝트다. 1공구는 지하구간으로 2.6㎞이고, 2공구는 지상구간으로 17.2㎞이다.
이 중 GS건설이 수주한 2공구는 총 17.2km 중 고가교 14.44㎞와 특수교량 6개소, 역사 11개소, 21만㎡ 규모의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공사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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