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우리 경제는 위기일까, 아닐까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1 17:31

수정 2019.02.21 17:31

[기자수첩]우리 경제는 위기일까, 아닐까

'경제 위기론'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현재 경제지표로는 위기는 아니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수출을 보면 지난해 총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넘었다. 지난 2017년에도 5737억달러 역대 2위 규모였다. 내수로 보면 지난해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2.8%)를 이어가며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에 대한 전망도 당장에 위기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요소들의 경우 정치적 이슈로 언제라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대외적으로 위기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탄탄한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우리 경제는 앞으로도 괜찮을까. 안타깝게도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보면 미래에 위기가 찾아올 것은 물론이고, 극복 여부도 불투명해 보인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 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이지만 반도체 이외에는 눈에 띄는 산업이 없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총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20.9%에 이르렀다. 반도체가 가파른 성장을 보이는 동안 우리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등은 역성장 중이다. 이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부진에 진입하거나 무섭게 성장 중인 중국 반도체 산업에 추격을 허용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커질 것이다.

민간소비 등 내수에서 개선되는 모습도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다. 지난해 내수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내수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에서 소비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 확대로 가계소득이 늘어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을 덜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고용부진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 실질적인 가계소득 확대로는 연결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경제위기론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있다. 물론 현재 시점만 놓고 보면 경제위기론은 과장일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외에는 부진한 주력 산업들과 부진한 내수 등 현재 경제구조를 보면 가까운 미래에 경제위기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경제구조로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바꾸지 못해왔다.


늦기 전에 경제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과장됐다고 비판하는 경제위기론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가 우리 경제 구조개혁의 시작이 됐으면 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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