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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하이닉스 뜻 존중하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1 17:26

수정 2019.02.2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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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차세대 반도체 공장 부지로 경기도 용인시를 골랐다. 하이닉스는 21일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 '용인일반산업단지'가 20일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가 용인을 낙점했다고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정부 프로젝트다. 산업부가 지난해 12월 새해 업무보고에서 밝힌 내용이다. 정부는 이르면 3월 안에 하이닉스의 의견을 고려해 최종 입지를 정할 계획이다.


기업 의견이 최우선 고려사항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정부와 기업의 합작품이다. 하이닉스는 용인시 원삼면 일대 448만㎡(약 135만평) 가운데 약 200만㎡(60만평)를 분양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2022년부터 총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4곳을 짓는다. 기업이 외면하는 클러스터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데 한가지 걱정이 있다.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논리다. 문재인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균형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대거 면제하는 결정도 균형발전을 이유로 내세웠다. 경북 구미, 충북 청주, 충남 천안 등 지자체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목을 맸다. 더구나 내년 봄엔 총선이 열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수도권 용인시를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반도체까지 균형발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무리다. 반도체 없는 한국 경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웃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타도 한국'을 외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경쟁력은 좁은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 시야에서 보는 게 타당하다.

하이닉스는 "반도체산업은 제조사와 장비·소재·부품 업체 간의 공동 R&D(연구개발), 성능분석, 장비설치, 유지보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244개 회원사 가운데 85%가 수도권에 있다.
하이닉스가 용인을 선택한 것은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다. 산업부는 작년 12월 새해 업무보고 때 "반도체 분야는 추월 불가능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한다"고 다짐했다.
다른 데 눈 돌리지 말고, 그대로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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