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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개입내역 내달 공개… 시장 영향은 미미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7:37

수정 2019.02.18 17:37

순액기준으론 개입판단 어려워
주기단축 등 美의 압박이 관건
다음달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첫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관련 이슈가 시장가격(환율)에 상당분 선반영된 데다 매수·매도 총액 기준이 아닌 순액 기준으로 공개해 우리 정부의 개입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향후 공개주기 단축 및 매수·매도 금액 공개 등을 두고 미국의 압박 강도가 다시 거세질 경우엔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1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3월 말 우리나라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고판 내역이 한은 홈페이지를 통해 첫 공개된다. 지난해 7~12월 6개월간 거래내역이 대상이다. 올해 상반기 거래는 오는 9월 말 내놓는다.
이후 올해 3·4분기부터는 12월 말에 공개, 공개주기가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된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이 커지자 올해부터 외환당국의 환시 개입 내역을 공개키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주요 20개국(G20)에선 중국·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인도네시아가 여전히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대내외 신뢰도를 제고하는 이번 조치로 인해 향후 외환시장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회정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지난 14일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대외 불안 요인이 국내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외환당국의 환시 개입 내역 공개 이슈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단 순매수 내역으로는 우리 정부의 개입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10억원 매수, 10억원 매도를 했을 경우에도 순매수 내역(0원)만 공개된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6개월 단위로 공개하는 데다 이미 환율조작국 이슈가 시장에 알려진 만큼 가격변수에 일부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도 "과거와 달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도 자신감을 갖고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시장을 흔들 정도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향후 미국이 환시 개입 내역 공개주기 단축을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를 재차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실제 앞서 미국은 영국·일본·호주 등 주요국처럼 한국도 환시 개입 내역을 1개월 주기로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순매수 내역 공개도 지켜야 할 과제다. 분기별로 매수와 매도 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일본·호주 등도 매입과 매도분을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교보증권 이영화 연구원은 "점차적으로는 개입 내역이 구체화돼 공개되면 시장 투기세력 등게 정부의 개입 움직임이 읽힐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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