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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제자리인데 체감은 2%대… 소비위축 경고등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7:37

수정 2019.02.18 17:37

한은 1월 물가상승률 0.8%.. 작년 10월 2%대서 계속 추락
두바이유 60弗대 하락에 영향.. 체감물가는 2.4%로 괴리 커
올해도 소비자물가 하방압력.. 가계 소득기대마저 낮아질 듯
소비심리 악화로 내수 빨간불
물가상승률 제자리인데 체감은 2%대… 소비위축 경고등

연초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2% 수준이었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0%대로 하락했다. 반면 체감물가는 여전히 물가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간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간극이 커지면 경제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실제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내수둔화로 연결될 여지도 높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대 중반에 그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10월 2%대로 올라섰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에 1.3%로 추락했고, 지난 1월에는 0%대로 진입했다.

하락세에는 국제유가 흐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배럴당 80달러를 넘었지만 연말 연초에 배럴당 50달러대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체감물가는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체감물가 관련 지표로 한은이 조사하는 물가인식을 보면 지난 1월 기준 2.4%를 나타냈다. 지난해 11~12월 2.5%를 보인 것에 비해 0.1%포인트 둔화됐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1년간 소비자가 인식한 물가상승률 수준이다.

따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의 격차는 1.6%포인트로, 지난해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유지·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국제유가와 근원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제유가는 올해 연간으로 지난해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이 전망하는 원유도입단가는 지난해 연간 배럴당 71달러였지만 올해는 배럴당 64달러로 9.9% 하락할 전망이다.

아울러 수요측 물가 압력을 의미하는 근원물가도 올해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올해 소비자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총생산(GDP) 갭률이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한다. GDP 갭은 잠재GDP와 실질GDP의 차이로 경기가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GDP 갭률이 마이너스이면 경기가 부진해 수요측 물가에는 하방압력이 발생한다.

반대로 체감물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부진하다보니 가계의 소득 기대는 낮아지고 소득 대비 구매력이 떨어진다. 이 경우 실질적인 물가인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소비자는 물가가 올랐다고 느낀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격차 확대 장기화는 경제심리 위축에 따른 소비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체감을 크게 느끼는 것은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체감물가 상승은 경제)심리를 나쁘게 만들어 소비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지표와 체감 간의 괴리가 커지면 서민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날씨 등에 의한 일시적 현상인지, 유가에 의한 체감물가 하락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겠지만 (체감물가 상승은) 심리적으로 압박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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