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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소음 '극한실험'… 이게 바로 조용한 하드디스크의 비밀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7:01

수정 2019.02.19 14:49

씨게이트 싱가포르 디자인센터
김치공장 벤치마킹한 클린룸
굉음에 노출했다 방음 '되풀이'.. 진동이 성능에 미치는 영향 잡아
4초에 1개씩 하루 1000대 양산
씨게이트 싱가포르 디자인 센터(SSDC)
씨게이트 싱가포르 디자인 센터(SSDC)

【 싱가포르=김아름 기자】'냉탕과 열탕을 오가다.'

지난 15일 방문한 씨게이트 싱가포르 디자인 센터(SSDC)에서는 시끄러운 굉음이 터져 나오는 랩과 한치의 소음도 허용하지 않는 고요한 랩의 공존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지난 2015년에 준공된 SSDC는 총면적 약 4만 평방미터로 지상 9층 건물과 지하 3개 층이 있는 6층 빌딩이 연결돼 있다. 세계 최고의 하드디스크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품을 잘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테스트가 이뤄진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충격과 진동을 테스트하는 실험실 이었다. 수직낙하, 회전, 충격의 지속 시간을 하드디스크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기계들이 분주하게 작동 했다.
음악이 나올 때 진동이 하드디스크에 전해 지기도 하고 이 같은 진동은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이 테스트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엄청난 크기의 소리가 갑자기 터져나와 깜짝 놀라기도 했다.

다음으로 주차장 맨 아래층 구석으로 향했다. 이곳은 일체의 소음이 불허된 정반대의 실험실 이었다.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이용하는 방음실과 유사한 모양이었는데 사방이 스폰지로 둘러싸였다. 흔히 조용한 사무실이 50데시벨(dB), 도서관이 40dB 정도 돼는데 이 곳은 12dB 이하로 맞춰졌다. SSDC 중 가장 시끄러운 공간에서 가장 조용한 공간으로 이동하다 보니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다못해 어지럽기까지 할 정도였다. 흡음처리를 하고 테스트를 하는 이유는 하드디스크가 방출하는 소리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조용한 하드디스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씨게이트 하드디스크의 소음은 데스크탑 드라이브는 23~25dB,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는 2.8~3.4dB로 최저 수준이다.

충격과 진동, 소음의 테스트로 끝이 아니다. 전자기장, 정전기 등을 제거해 블루투스, 와이파이, 전화 등의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게 만든 실험실도 있었다. 천정에 기다란 '혼 안테나'가 달려있고 씨게이트 하드디스크에서 나오는 전자파 파동을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클린룸이었다. 흡사 반도체의 제조시설과 비슷하게 생겼다. 수술실 보다 깨끗해야 한다는 클린룸은 실제 김치 공장을 벤치마킹 했다는 후문이다. 클린룸은 하드디스크가 만들어지는 첫번째 관문이다. 이 곳에서 세척을 거쳐야 다음 실험실로 향할 수 있다. 먼지 등이 부딪혀 실험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500평 규모의 클린룸에서는 4초당 1개의 하드디스크가 거쳐가고 하루 1000대 정도 양산하고 있다.

씨게이트 관계자는 "모든 R&D 팀은 여기에 같이 모여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드라이브를 디자인하고 지원하며 드라이브 생산 프로세스도 개발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씨게이트 제품을 잘 적용할 수 있게 고객의 이용 환경과 유사하게 조성해서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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