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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망언·黨우경화..한국당 '전대 흥행' 저조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6:15

수정 2019.08.22 10:49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수장을 뽑는 '2·27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흥행몰이는커녕 당이 침체되는 분위기다.

올 초만해도 황교안 전 총리·홍준표 전 대표 등 대선급 주자들이 대거 출마를 예고하면서 전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후보자 출마 자격'와 '전대 일정 연기' 등 각종 시비에 휘말리면서 홍 전 대표 등이 줄줄이 출마를 철회, 초반부터 '김빠진' 모양새가 연출됐다.

게다가 당내 '5·18 망언' 논란이 불거지며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강경한 대응에 나서는 등 극심한 후폭풍이 불면서 전대 컨벤션 효과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 윤리위원회가 뒤늦게 발언 당사자를 징계했지만 이 또한 역풍을 맞았다는 평가다. 이종명 의원에 대해 제명처분을 했지만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전대 출마 후보라는 이유로 '징계 유예'를 결정, '반쪽 징계'라는 비판이 나왔다.


1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주 28.9%에서 3.7%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5·18 망언과 꼼수 징계로 지난 4주 연속 지속됐던 상승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11일~15일 전국 성인 2513명을 상대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전대 자체 또한 흥행 요소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대표 후보들이 차별화된 선거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후보자간 정책대결 보다는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에만 혈안이 되다보니 대중은 관심없는 '집안잔치'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대구·경북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황 후보는 '문재인 정부 비판', 오 후보는 '개혁 보수', 김 후보는 '보수 선명성'을 주장했다. 지난 14일 첫 합동연설회와 2차례의 TV토론회에서 말해온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내용이다. 당 관계자는 "마치 웅변대회에 나온 후보자들의 말을 듣는 수준에 그치는 것 같다"며 "제대로된 토론이나 후보자 검증없이 같은 말만 반복하니 선거 분위기가 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5·18 논란 대처를 둘러싼 당내 우경화와 갈등이 극에 달한 것도 전대 흥행 참패 요인으로 지적된다.

일부 지지자들은 5·18 망언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야유를 퍼부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첫 합동토론회에서도 똑같은 수모를 당했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금의 모습은 한 발짝도 미래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당의 참담한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당의 '급진 우경화'는 보수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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