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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자동차 관세 보고서 제출, 트럼프 관세폭탄 불붙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5:34

수정 2019.02.18 15:34

중국 톈진항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독일 자동차들.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톈진항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독일 자동차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간)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비록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2년 전 같은 방식으로 수입산 철강에 보복관세가 부과된 사례를 떠올리며 업계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형 트럭, 지동차 부품 등이 포함된 자동차 수입 조사 보고서를 보냈다. 무역확대법은 1962년 제정된 법률로 해외 무역에서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필요할 경우 긴급 무역제재를 허용하는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3일 상무부에 해당 법률에 따른 조사를 명령했으며 보고서를 받은 이후 90일 안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3월에도 같은 절차를 거쳐 수입산 철강에 25%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붙여 세계적으로 물의를 빚었다.
당시 상무부는 미 상무부는 수입 철강에 일괄적으로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 물량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자를 택했다.

보고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감안하면 보복 관세 부과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제너럴모터스(GM)가 오하이오주 공장 등을 닫고 미국 내 구조조정을 선언하자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미국에서 소형 트럭 사업이 인기 있었던 이유는 수입 소형 트럭에 25%의 관세가 붙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걸 '치킨세'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만약 수입 승용차에도 같은 세금을 부과했다면 더 많은 차들이 미국에서 생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단체인 미국자동차판매협회(NADA)는 만약 이러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해외에서 수입하는 부품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가격이 평균 2270달러(약 255만원) 올라간다고 내다봤다. 수입산 완성차 가격은 약 6875달러 인상될 전망이다. 미 비영리 연구기관인 자동차연구센터(CAR)는 관세 부과로 인해 36만6900개의 미국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현실로 드러날 경우 아시아 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극심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 유럽연합(EU)과 무역협상을 약속하고 협상 기간에게는 서로에게 자동차 추가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또한 미국행 자동차들이 주로 생산되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지난해 3자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었기 때문에 원산지 규정만 지키면 미국 수출에서 260만대까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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