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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빛 바랜 21년 흑자행진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5 17:35

수정 2019.02.15 19:55

반도체 호조 764억弗 흑자 불구 작년말 흑자규모는 8개월래 최소..수출 역성장 여파로 둔화세 예상
지난해 세계 교역 증대와 반도체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21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좋지 않다. 지난해 12월엔 수출이 감소하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개월 만에 최소로 축소됐다. 또 1월에도 수출이 부진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 21년 연속 이어져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8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764억1000만달러 흑자였다. 경상수지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이후 연속 흑자 기록을 내고 있는 것이다.
흑자 폭도 전년(752억3000만달러)보다 확대했다.

핵심은 세계 교역량 증대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끈 상품수지다. 지난해 상품수지는 1118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여기서 수출은 7.8% 증가하며 역대 1위(6254억4000만달러) 기록을 세웠다. 반대로 상품 수입(5135억7000만달러)이 10.0%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원유, 가스, 석유제품 수입 가격이 두드러지게 올랐다.

서비스수지는 역대 2위 규모인 297억4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전년에 비해 적자가 준 것은 여행수지에서 개선이 이뤄진 영향이다. 지난해 여행수지는 166억5000만달러 적자로 역대 2위지만 전년(183억2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줄었다. 한은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기저효과,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으로 중국·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늘어나며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급료, 임금, 투자소득 등의 국내외 흐름을 보여주는 본원소득수지는 27억8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국내기업의 외국인투자자 앞 배당 지급이 증가해서다. 이자소득수지도 역대 1위인 9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04억9000만달러 늘었다. 외국인 국내증권투자에선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로 주식투자는 감소했다. 국내 채권투자는 높은 국가신용등급 등에 힘입어 확대했다.

■수출 '역성장', 경상수지 흑자 둔화

연간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견조한 성장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월간으로는 경상수지 흑자가 둔화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달러 흑자였다. 사상 최장(80개월) 흑자 행진을 이어갔으나 흑자 규모는 지난해 4월(13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작았다.

과거 시계열이 수정되면서 경상수지 흑자행진 기록 시점은 2012년 3월에서 5월로 수정됐다. 상품수지 흑자가 65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2월(55억7000만달러) 이후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품 수출이 1.4% 줄며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우리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점을 고려하면 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이 463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1월 경상수지에 대해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수출이 중요하다"며 "(수출이 역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큰 방향은 경상수지 흑자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은이 전망하는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690억달러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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