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트럼프-김정은, 회의론자 설득할 카드는?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5 15:07

수정 2019.02.15 15: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국제사회나 미국 조야는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회담에 기대 없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비무장화'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미국의 조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에 대해 회의적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조차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진전된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번 회담에 대해 희망은 크지만 특별한 기대감은 없다"며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수년간 보였다"고 말했다.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도 "지금까지 북한은 핵 리스트를 제출한 적이 없다"며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미국 내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번 북·미회담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북핵협상은 한두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큰 틀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위한 단계를 조금씩 밟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진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상호 간에 확인했지만 사전조율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천천히 단계적으로 실현하자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北, '불성실' 이미지 바꿀까
미국 조야의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시건은 과거 핵협상에서 북한이 불성실하게 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핵협상 시 양보하기 싫은 이슈에 대해 군부의 반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협상을 결렬시키고 싶을 때는 한국이나 미국 내부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대북제재 완화라는 과실만 먹고 실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실제 과거 핵협상 과정에서 북한 대표는 미국 측 대표에게 미국이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군부가 핵개발에 나설지도 모른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또 2006년 남·북철도 연결구간 시범운행을 중단하면서 군부의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 때문에 미국 조야에서 북한 핵협상에 대한 비관론이 흘러 나왔으며,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논의 중인 현상황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 내부의 사정을 한국이나 미국이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서로의 협상전략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에서 북한 협상 상대는 불리한 출발을 할 수 밖에 없다.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도 국제사회나 국내의 회의론자들을 설득시키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이 앞으로도 대화에 임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면서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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