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수소차 메카' 시동 건 서울, 제주도를 봐라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4 16:47

수정 2019.02.14 16:47

[기자수첩] '수소차 메카' 시동 건 서울, 제주도를 봐라

렌터카 천국인 제주도에 최근 몇 년 전부터 전기차 렌터카가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유명 관광지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흔히 보이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전기차 렌트 비용도 일반 자동차에 비해 크게 높지 않아 접근 또한 쉬웠다.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 구현을 위해 전기차 보급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14년부터 모든 읍면동자치센터에 전기차와 충전소를 배치, 무료충전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 제주도 내 전기차 등록대수가 1만6352대를 기록하면서 지자체별 전기차 보급 1위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전기차의 메카'로 성공한 듯하다. 제주도가 관광마케팅의 일환으로 전기차 사업에 성공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정부와 지자체가 열심히 투자한 결과다.

서울시와 정부는 연내에 서울 도심에 21~23개의 수소충전소 설치를 추진한다. 장소·시기·예산 등 로드맵은 다 짜인 상태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부동산 등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규제 샌드박스 1호로 국회에 수소차 충전소를 만든다는 발표를 들었을 땐 정부의 수소경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국회의 수소차 충전소는 수소경제를 실현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국회는 그만큼 상징성을 갖는다. 상당 기간이 지나면 서울 도심에서도 쉽게 수소차 충전소를 볼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교통은 너무 복잡하고 면적도 넓어 수소차의 메카로 살리기엔 힘에 부쳐 보인다. 국회에 수소차 충전소가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제주도가 생각난 이유다.
도시의 여러 기능을 하고 있는 서울보다는 세종시나 신도시 등 보다 작은 단위의 도시를 수소경제를 실현하는 테스트 베드로 삼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보다 콤팩트한 면적의 장소에서 수소차가 다니고, 수소충전소도 같이 생긴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수소차를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가 작지만 강한 힘으로 전기차를 자리잡게 한 점을 정부와 서울시도 발판 삼아 서울을 수소차의 메카로 잘 키워나갔으면 한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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