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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78마리 굶겨죽인 애견판매업주 항소심도 '징역형'

뉴스1

입력 2019.02.14 15:07

수정 2019.03.27 13:15

천안 펫숍에서 발견된 개들의 사체(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News1
천안 펫숍에서 발견된 개들의 사체(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News1

재판부 "검찰 항소했으면 형 가중됐을 것"
"전 국민에 충격을 준 엽기적인 사건"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강아지 70여 마리를 방치해 죽게 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성기권)는 14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애견판매점 업주 A씨(26)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천안 소재 자신이 운영하는 애견판매점 2층 창고에 홍역 등 질병이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강아지 78마리를 방치한 채 물과 사료를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계속된 적자로 애견판매점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2층 창고에 강아지들을 순차적으로 올려놓고 이같은 방법으로 학대했다.

또 수의사가 아닌 직원 2명에게 강아지의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전문의약품인 에페드린, 타이플 등을 투약하게 해 동물을 진료한 혐의가 추가됐다.

A씨는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로 적발됐다.


A씨는 "홍역으로 이미 죽었거나 죽기 직전의 강아지만 2층에 올려 격리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직원은 "홍역에 걸린 강아지는 1층 격리실에서 관리하다 도저히 살아날 가망이 없어 보이면 A씨가 그 강아지를 2층에 올리는 방법으로 격리했다"고 진술했다.

이 직원은 검찰에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사체, 두개골만 있는 사체,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사체, 어느 정도 큰 개체, 아주 어린 개체 등 여러 사체가 박스나 케이지에 여러 마리씩 엉켜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직원은 "가장 부패된 사체 쪽에 밥그릇이 있었고, 바깥쪽 사체들이 쌓여 있는 곳에는 밥그릇이 거의 없었으며, 있던 밥그릇도 엎어져 있었고 물이나 사료의 흔적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영장주의 위반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엽기적이고 엄청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
1심 선고 후 검찰이 항소했다면 형이 가중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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