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 내주 탄핵법관 명단 공개한다지만…野 반대로 협의 '험로'

뉴스1

입력 2019.02.13 17:43

수정 2019.02.13 17:43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장이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책위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장이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책위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의당 제외 3野 반대…탄핵정족수 못미칠 가능성

(서울=뉴스1) 김세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5명 안팎의 탄핵법관 명단을 다음 주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3일 야당들이 반대 뜻을 피력하고 있어 추후 원활한 협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사법 농단 관련자들이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기각이 90%에 달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자당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논의를 해왔다.

다만 법관 탄핵안을 발의하기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야 하고, 의결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에 128석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야당과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부터 야권과 물밑 협상을 하면서 소추 동의를 구하고 있지만, 의석 4석인 정의당을 제외하고 야당들이 모두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어 곤란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처럼 야권과의 협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탄핵 소추할 법관 명단을 공개해 야당을 정면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소속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은 이날 뉴스1과 만나 "다음 주까지 야당과의 물밑 협의가 더 이상 진척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될 때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의당을 제외한 야권에선 민주당의 명단 공개 움직임에 대해 즉각 반박하는 모습이다.

한국당 소속 법사위 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법관들을 탄핵할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명단 공개를 반대했다.

해당 위원은 "민주당이 자신들이 내세운 뜻에 맞지 않는다고 법관들을 탄핵하겠다고 나서는 건 옳지 않다"며 "민주당이 탄핵에 재미 붙인 것 아니냐"라며 비난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역시 민주당이 당리당략적인 이유로 법관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며 명단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이 이처럼 탄핵 법관 명단 공개에 반발하고 있어, 실제 공개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관 탄핵 소추 명단과 관련해 "당에서 6명 정도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곧 발표할 것으로 보였지만, 물밑 협상이 지연되면서 현재까지 명단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탄핵법관 명단 공개 여부와 관련해 "지금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탄핵 법관 명단 공개 시기를 늦춰야 법관 탄핵 소추에 성공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명단 공개로 인해, 야권의 반발뿐 아니라 사법농단 의혹을 받는 판사들이 자진해서 사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직 판사가 탄핵을 당하면 5년간 변호사 개업이 제한되지만, 탄핵 절차 전 사직할 경우 탄핵 대상에서 제외돼 개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한편, 민주당이 탄핵 소추할 대상으로는 신광렬·이민걸·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비롯,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 등 5명 안팎이 거론되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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