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토론 방불케 한 '중통령' 토론회... '文 정부와 관계 설정'에 차별성 강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2 18:29 수정 : 2019.02.12 18:29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과 김기순 중소기업중앙회 선거관리위원장(왼쪽 세번째)이 12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첫 공개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한·김기문 후보, 김기순 선관위원장, 주대철·이재광·원재희 후보.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소기업중앙회가 투쟁의 전초기지가 돼야 한다", "할 말 하는 중앙회를 만들겠다", "정부 정책이 대전환하도록 명운을 걸겠다."
12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 첫 공개토론회에서 나온 후보자들의 발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출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에 영향을 미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중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후보자들은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200석 정도 마련된 이날 토론회장은 토론이 시작되기 전부터 참석자들로 가득 차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한 협동조합 이사장은 "영남지역 조합 이사장들은 거의 다 온 것 같다"며 "토론회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지방 순회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이라 지역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토론회는 소견발표와 현안 질의응답, 후보자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소견발표는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가 등 5명의 후보가 기호순대로 진행했다. 토론 진행은 중소기업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계명대 신진규 경영대학장이 맡았다.

■5人 '능력·경륜·야성·행동·정책' 등 강조
정해진 질문에 대한 답변 등, 토론회는 다소 형식적으로 구성돼 후보 간 자유로운 논쟁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후보들은 주어진 시간과 형식 안에서 자신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정부 여당과의 관계가 가깝다고 알려진 이재한 후보는 '능력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장, 가능하면 대기업 오너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등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새롭게 시작하는 정부인 만큼 원하는 부분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장을 이미 역임한 김기문 후보는 '경륜'을 어필했다. 소견발표에서도 "회장으로 있었던 8년 동안 동반성장위원회, 노란우산공제, 사랑나눔재단을 출범시키고 전경련의 하계 포럼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을 개최했다"며 "당당한 중소기업, 함께하는 협동조합, 일 잘하는 중소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현 정부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최저임금 동결, 근로시간 단축,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야성을 가장 크게 강조한 후보는 주대철 후보였다. 주 후보는 "근로시간 단축은 누굴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 기업인들에게 한 번만 물어봤어도 이렇게 정책인가"라거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기중앙회장을 자기 부처 국·과장 대하듯 한다"고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난 선거에서 박성택 현 회장에게 석패한 이재광 후보는 '행동하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회장 교체가 아니라 판을 새로 짜 기업 환경을 바꿀 수 있게 완전히 혁신되길 바란다"며 "단체 수의계약을 법제화하고 생계형 적합업종을 늘리는 등 할 말 하는 중앙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재희 후보는 "그동안 대기업에는 수백조의 정부 자금이 지원돼 왔지만, 중소기업은 황무지에서 기업활동을 한 것과 다름 없다"며 "정부 정책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되도록 내 명운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지방 표심 잡기 위한 공약도
이번 선거에서 처음 진행되는 지방순회 토론회인 만큼, 후보자들은 지방 표심을 잡기 위한 다양한 공약들이 나왔다. 이재한 후보는 "각 조합마다 필요한 것들이 다르다. 협동조합에만 맡기지 않고, 직원들한테 맡기지 않고 중앙회장이 직접 나서겠다"며 "'협동조합 민원센터'를 만들어 조합이 무엇이 필요한지 회장이 직접 듣고 직접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기문 후보는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특례제도가 많지만 시행할 때 보면, 조건이 까다로워서 혜택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많은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시행령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중요하다. 가장 성공한 예가 원주 의료단지인데, 성공한 사례를 찾아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주대철 후보는 "서울에선 협동조합끼리 협업하면 사업비의 10%를 현금으로 지원해준다. 지방 조합 육성 시스템을 바꿔서 이런 제도들을 전국적으로 확대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광 후보는 "단체 수의계약을 다시 부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2억1000만원까지의 소액에 한해 한시적으로 수의계약을 허용해주는 것을 법제화하겠다"며 "중기중앙회가 지역본부로 나눠져 있는데 '지역 중앙회'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원재희 후보는 "중앙회도 지회장 구조로 전면 개편해 지회장이 지역 업무를 총괄하게 하겠다"며 "지방 협동조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1000억원의 상생자금을 자체 조성해 지방 중소기업부터 돕겠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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