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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개혁 의지 이어가는 문체부에 강력 반발

뉴스1

입력 2019.02.12 16:28

수정 2019.02.12 16:28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선수단 훈련개시식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정수 기자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선수단 훈련개시식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정수 기자

'소년체전 폐지·KOC 분리'에 체육계 반대 의사
문체부는 스포츠혁신위원회 출범해 1차회의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체육계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정책에 맞서고 있다. 사퇴 압박을 받던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도 목소리가 커졌다.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개시식'이 지난 11일 오전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 위치한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렸다. 오후에는 '2019년도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가 밸로드롬에서 진행됐다.
대의원총회에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유치를 추진 중인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측 개최 후보도시가 서울로 결정돼 큰 관심을 모았다.

훈련개시식과 대의원총회에서는 체육계의 최근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심석희의 성폭행 폭로 등에서 비롯된 정부의 개혁안에 체육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이기흥 회장은 이같은 분위기를 위기 탈출의 기회로 삼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달 25일 브리핑을 통해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대한체육회에서 분리하고 소년체전을 폐지해 전국체전 고등부에 통합하는 방안 등이 대책으로 제시됐다.

체육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두 가지다. 이날도 진천선수촌에서는 KOC 분리와 소년체전 폐지 움직임에 '결사 반대'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훈련개시식이 진행된 농구장 정문에는 'KOC 분리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들은 각 경기단체 노조로 체육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훈련개시식에서는 체육인들의 '자정결의 및 체육 현안 성명서'가 발표됐다. 국가대표지도자연합, 대한체육회 노조, 시도체육회 사무처장협의회,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경기단체연합회 노조 등 5개 단체에서 내놓은 성명서다.

성명서에는 소년체전 폐지, KOC 분리 정책의 중지 요청이 포함돼 있다. 소년체전 폐지는 어린선수들의 꿈을 빼앗고, KOC 분리는 체육계의 반목을 야기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이기흥 회장은 대의원총회 중 "소년체전 폐지, KOC 분리는 함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모 국회의원이 회장을 사퇴시키기 위해 KOC를 분리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는데, 그건 정말 비논리적이다.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늦은 오후에는 선수, 학부모들이 참가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김주영 용인대학교 교수는 "소년체전을 폐지하게 되면 엘리트 체육 생태계가 파괴되고, 결국 대한민국 스포츠가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크게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구 신유빈 선수의 학부모인 신수현 씨는 "저희 딸은 1년에 한 번뿐인 소년체전, 전국체전만 바라보고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면서 밤낮으로 열심히 노력해왔다"며 "소년체전 폐지는 어린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없애는 것과 같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체육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문체부는 일단 정책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같은날 문체부는 스포츠혁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선임하고 1차 회의를 가졌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문체부가 지난 8일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출범시킨 기구다. 1차 회의에서는 Δ스포츠 인권 Δ학원 스포츠 혁신 Δ스포츠 선진화·문화 등 총 3개 분과를 구성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면서도 "스포츠의 전반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혁신위원회에서 소년체전 폐지, KOC 분리 논의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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