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스템'붕괴'..값 내려도 거래 실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1 17:42 수정 : 2019.02.11 17:42

각종 규제에 서울 매수우위지수 1년사이 3분의 1토막
"사고 싶어도 못사"…LTV 완화 등 실수요자 대책 시급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을 넘어 사실상 거래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매매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집값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 방침에 부동산 시장이 잡히고 있지만 꽉 막힌 주택대출 규제로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들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살 때를 기다리는 '관망'이 아닌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불능'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매도희망자 역시 거래중단 사태로 매도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 매수 의향을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는 1년 전보다 전국 기준 절반, 서울 기준 3분의 1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 완화 등의 조치로 '거래 숨통'은 터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지역 매수의향 3분의 1토막

11일 부동산 업계와 KB부동산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42.8로 1년 전(120.3)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매수우위지수란 0~2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많고,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의 경우 올 8월 마지막 주 기준 165.2를 기록했으나 9월 123.1, 10월 74.2, 11월 52.7, 12월 50, 1월 42.8로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9·13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최근 서울과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 안정세다. 초강력 대출규제로 투기수요를 근절하고 집값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일괄적 대출 규제로 정작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도 어려워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판교 대장지구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김모씨는 "(판교가) 투기과열지역이라 대출이 40%밖에 안 나오는데 잔금 20%는 후순위 대출이나 개인 신용대출을 알아보느라 머리가 아프다"면서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어 이사가 쉽지 않은데 지금 정책은 더 불편한 지역으로 가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거래중단 넘어 거래시스템 '먹통'

일각에서는 최근의 거래중단 사태가 '관망' 상황이 아닌 살 수 없어 포기한 '불능' 상태라는 말도 나온다.

가령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일 당시 10억원 주택은 3억원의 현금으로 구입이 가능했다. 9·13 대책 이후 서울 기준 LTV가 40%로 낮아지면서 이제는 같은 집을 사려면 6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잔금대출 2억원을 포함, 관악구에 5억원 아파트를 보유한 실수요자가 10억원의 마포나 용산 아파트로 이사를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여기에 다주택자 대출이 원천적으로 막히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향후 추가적 집값 하락도 예상된다. 서울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오는 4월 아파트 공시가격이 나오기 전까지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투자자와 실수요자는 분리해서 접근해 거래 자체는 이뤄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초 주택 구매자나 무주택 실수요자에겐 LTV를 완화해주거나 HUG의 보증을 추가로 하는 방식 등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에 LTV를 97.5%까지 해준 탓에 이후 집값이 하락하며 서민층이 피해를 봤지만 한국은 (서울 기준) 40%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