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삼성전자 국내법인세만 12조…기업이 '보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1 17:10

수정 2019.02.11 17:10

삼성전자가 오는 4월에 12조원 규모의 국내 법인세(2018년분)를 낸다. 단일기업으로는 역대 최대다. SK하이닉스도 5조원을 낸다. 두 기업의 높은 세수기여도는 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총액은 16조8200억원이다. 이 가운데 4조여원을 해외에 내고, 12조원을 국내에서 낸다.
국내 법인세 납부액은 1년 전(7조7327억원)과 비교하면 55%나 늘었다. SK하이닉스의 국내 법인세도 전년 대비 69%나 늘어난다.

국내 법인세가 급증한 요인은 두 가지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매출 증가와 법인세율 인상이다. 특히 법인세율 인상의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3%포인트 올렸다. 그 바람에 법인세 부담률(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대비 법인세 비율)이 삼성전자는 24.9%에서 27.5%로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20.8%에서 27.2%로 상승폭이 더 크다.

삼성전자 한 기업이 내는 세금이 전체 법인세수의 14%나 된다. 제조업 전체 매출의 12%, 수출의 30%,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0%를 홀로 감당한다. 매출과 세금납부 구조를 보면 해외에서 벌어다 국내에 세금을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했지만 세금은 70%를 국내에 냈다. SK하이닉스도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세금을 생각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보물 같은 기업이다. 대기업,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 무대에 나간 국가대표 선수와 같다. 대기업에 규제 족쇄를 채워두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국내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률 상승은 기업 경쟁력 면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인텔의 법인세 부담률은 9.7%로 삼성전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렸지만 미국은 35%에서 21%로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세금을 많이 물리면 재투자 여력이 줄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떨어트릴 위험이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