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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다시 셧다운 위기.. 국가장벽 예산 협상 계속 결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1 16:53

수정 2019.02.11 16:53

ICE 수용규모도 의견 엇갈려.. 백악관, 비상사태 카드로 압박
미국 연방정부 부분 폐쇄(셧다운) 먹구름이 다시 짙게 깔리고 있다. 정부 기관들이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간) 3주 시한부로 다시 문을 열었지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예산 부족으로 오는 15일 다시 부분폐쇄에 들어간다. 지난해 12월 시작돼 1월 말까지 사상최장 기간인 35일을 끌었던 셧다운이 다시 시작될 우려가 있다.

■양당 벼랑끝 전술··· 협상 결렬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 협상팀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수용시설 규모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끝에 10일 협상이 결렬됐다. 곧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협상 타결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리처드 셸비(공화·알라바마주) 상원세출위원장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다"고 확인했다.

미 연방정부 예산은 15일 자정을 끝으로 바닥나기 때문에 민주·공화 양당이 서로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12월에 그랬던 것처럼 셧다운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양측이 협상 타결에 이른다해도 배정되는 장벽 예산은 13억~20억달러 수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했던 57억달러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협상은 ICE의 수용시설 규모에 대한 양측의 이견때문에 결렬됐다.

민주당은 장벽 예산 일부를 지원하되 ICE 수용시설 규모를 제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시설 수용인원이 제한되면 ICE가 단순히 비자 만료 뒤에 남아 있는 이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죄질이 더 나쁜 흉악범들을 위주로 잡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공화당은 흉악범 수용은 수용시설 인원 예산제한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국가 비상사태' 선언?

백악관은 '국가 비상사태' 카드도 다시 꺼내 들며 민주당 압박에 나섰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우선 2차 셧다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NBC와 인터뷰에서 "셧다운 옵션이 완전히 사라졌느냐고 질문한다면 답은 '아니다'이다"라고 밝혔다. 멀베이니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국경 장벽을 세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장벽을 세우는 방안이 "분명 옵션으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장벽을 지을 것"이라면서 "의회가 내어주는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다른 전용 가능한 예산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멀베이니는 "장벽은 의회의 지원이 있건 없건 만들어질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지난번 셧다운을 강행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선언했던 트럼프는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특히 궁지에 몰린 민주당이 이슈 전환을 위해 셧다운을 들고 나왔다며 음모론도 내놨다. 트럼프는 이날 민주당이 2차 셧다운을 원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예산 협상팀에 협상권한을 주지 않은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민주당이 국경위원회에 끔찍한 제안을 한 것을 보고 그들은 셧다운을 원한다고 믿게 됐다"면서 "그들은 새로운 이슈를 원한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민주당은 협상은 가능하다며 명분 쌓기에 나섰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이전에 국경안보에 찬성표를 던졌던 이들이라면서 국경장벽 예산 일부에 관해 기꺼이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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