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지역 30곳 중 16곳이 역전세난 시작
11일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파이낸셜뉴스가 올 1월 아파트 전셋값을 100으로 기준삼아 과거 2년 전 전셋값 수준을 파악해 본 결과 경기 지역의 경우 조사대상인 30개 자치구 중 절반이 넘는 16개 자치구가 계약 당시 전셋값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은 아파트 전세가격이 2019년 1월 대비 2017년 2월 전셋값이 평균 105.5로 조사됐다. 이는 현재 전세가격보다 2년전 전세가격이 5.5%가 높아 이미 역전세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안산 단원구가 108.1%, 평택이 105.7%를 기록해 집주인이 세입자가 재계약을 할 경우 기존에 받은 전세보증금 일부를 토해줘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원구는 지난해 말부터 재건축을 통한 신규 아파트단지가 릴레이 입주를 시작해 올 초까지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뚝 떨어진 상태다. 이 곳에서는 고잔동 안산파크푸르지오(1129가구)와 고잔롯데캐슬골드파크(1005가구), 힐스테이트 중앙(1152가구) 등 대단지가 최근 입주를 마감한데 이어 초지동에서 4589가구와 인근 화성 송산그린시티 등에서도 3934가구가 입주를 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만 해도 그랑시티자이(6600가구) 등 1만가구가 넘는다.
평택 지역도 평택 고덕신도시 입주가 진행되면서 집이 남아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입주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화성시도 2년 전 전셋값이 현재보다 높은 103.5%를 기록하고 있으며 시흥(103.2%), 용인 기흥구(102.0%), 파주(101.6%), 수원 영통구(101.6%) 등도 과거 2년 전 전셋값이 현재 전셋값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 서울 전셋값도 2년전 수준까지 추락···역전세난 임박
서울도 역전세난 공포가 서서히 몰려오고 있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과거 2년 전 전셋값이 현재 전셋값을 넘어서지는 않은 상태지만 현재 수준에서 조금만 더 내리면 역전세난이 올 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북 14개구의 2년 전 전셋값은 올 1월 대비 96.4%였으며 강남 11개 구 전셋값은 95.1%였다. 강남에서는 강남구가 95.1%, 서초구가 96.8%, 송파구가 95.9%였다. 강동은 97.0% 관악구 96.8%, 동작구 96.5%, 금천구 96.2%, 영등포구 95.8% 였다. 또 강북 14개구 중 강북구와 은평구가 나란히 98.3%를 기록해 역전세난에 가장 근접한 상태다. 은평구(97.8%), 도봉구(97.7%) 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단지별로 들어가면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역전세난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스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1월 중순 7억원(13층)에 거래됐다. 2년전에는 8억5000만원 이하로는 거래된 적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많게는 1억5000만원이나 내린 셈
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 지난해 말부터 4월1일까지 입주가 진행되면서 주변 전세값을 끌어내린 것이다.
또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도 2017년에는 6억7000만원 이상에서 거래가 일어났지만 현재 5억8000만원까지 내린 상태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북도 예외는 아니다. 강북구 두산위브더트레지움 전용면적 84㎡는 지난 2017년 1월 3억7000만3억9000만원대에 전세거래가 일어났지만 올 1월에는 3억4000만~3억6000만원 정도로 3000만원 정도 하락한 상태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최근에 신도시 등 택지지구 개발이 워낙 이뤄지면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까지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의외"라며 "특히 동남권에 신규 아파트가 많이 몰리면서 강남권까지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강북 일부지역까지 전셋값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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