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봉의 아이러브 펫]

내 반려견 건강 적신호 '변 상태' 관찰하면 알 수 있어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7 20:44 수정 : 2019.02.07 20:45

반려견 변 상태로 건강 체크하기
건강 상태 따라 색·경도 등 변화
평소와 다른 색의 분변을 보거나 다량의 이물질이 섞여 있을 땐 바로 내원해 검사 받는 것이 좋아




모처럼 호야와 산책하기 위해 집 앞 탄천으로 향했다. 호야는 올해로 5살이 되는 포메라이언 수컷인데 산책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목줄을 길게 늘어뜨려주면 신나서 여기 저기 냄새를 맡으면서 나오지도 않는 소변을 찔끔찔끔 뿌리고 다닌다. 아주 자연스럽고 건강한 모습이다.


한참을 산책하고 있는데, 한 자리를 빙빙 돌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의 반려견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로 봐서는 배변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변은 나오지 않고 아이는 계속 돌면서 힘만 주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야 간신히 배변을 하기 시작했는데, 아이의 체구에 비해 직경이 훨씬 큰 마른 진흙이 갈라지고 부서지는 듯한 변을 보기 시작했다. 한동안 변을 보면서 신음 소리를 내기도 했다. 변 끝에는 점액과 혈액도 보였다.

왜 이런 변이 나왔을까? 보호자에게 다가가 물어봤더니 밤새 뼈가 들어있는 음식 쓰레기통을 뒤졌다고 한다.

뼈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그대로 장을 통과하기 때문에, 변비를 유발하고 큰 조각들이 그대로 넘어갈 경우 장을 다치게 하거나 장을 막을 수 있다. 장이 막힐 경우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또한 뼈를 씹다가 잇몸을 다치거나 치아가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능하면 뼈를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대변은 건강 문제를 체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변의 색깔, 내용물, 경도(딱딱함 정도), 변 표면의 코팅 막 존재 여부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강아지의 대변 색깔은 최근 먹은 음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건강한 강아지는 보통 전형적인 갈색을 띤다. 그리고 어느 정도 딱딱한 경도(놀이용 진흙과 비슷한 정도로 딱딱하고 휴지로 집을 경우 바닥에 물기가 묻을 정도가 정상이다)로 내용물에 이물이 없고 변 표면에 점액 같은 물질이 묻어 있지 않다면 정상이다.

그럼 건강의 적신호를 나타내는 변의 상태는 어떠할까?

변의 내용물에 털 뭉치, 다양한 이물(머리카락, 풀, 플라스틱, 돌 조각, 천 등) 등은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변에서 털 뭉치가 나오는 경우, 알러지, 피부질환, 스트레드 등 가려움을 유발하는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있다. 내용물에 이물질이 확인되었다면, 장내 잔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장 내 이물은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변 표면에 점액이 코팅 되어 있다면 대장의 염증을 의심해야 한다. 하루 정도 경과 후 증상이 가벼우면 스스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건강 상태에 따라 대변의 색깔도 다르다. 검거나 암적색의 변은 위장이나 소장의 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흔히, 부주의로 방치한 타이레놀 또는 아스피린 같은 약물을 먹은 후 궤양성 출혈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상부 위징관에서 흘러나온 혈액은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검거나 암적색으로 변하게 된다. 빨간 선혈이 섞인 변은 대장, 직장, 또는 항문 주변 출혈을 의미한다. 간 또는 담낭 질환이 있을 경우 노란색-오렌지색의 변을 보이고, 산책 시 풀을 많이 섭취할 경우 녹색의 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소화와 흡수 장애가 있을 경우, 기름진 회색 변을 보인다.

소화에 관여하는 췌장이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이런 변을 본다. 다량의 혈액성 수양성 설사는 흔히 출혈성 위장염을 의미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이 될 수 있으니 바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분변 색깔은 질병의 발생 가능성을 얘기해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병원에 내원해서 정확한 원인 진단을 해야 한다. 이때 신선한 분변을 소량 채취해서 가져간다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분변 상태는 건강에 대해 많은 것을 얘기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이들의 분변 상태를 잘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있다. 평소에 변의 색깔, 내용물, 딱딱함, 표면 코팅 여부 등을 확인하자.

아이들의 분변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다. 조기에 증상을 잡아서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주자.

㈜더줌 상임고문·전 이리온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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