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선 긋고 있지만…이낙연 총리, 대권 도전할까

뉴스1

입력 2019.02.06 08:03

수정 2019.02.06 08:03

이낙연 총리가 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이낙연 총리가 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이낙연 총리가 서울 중구 을지로 중부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나누고 있다. 2019.1.31 이광호 기자
이낙연 총리가 서울 중구 을지로 중부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나누고 있다. 2019.1.31 이광호 기자

이낙연 총리가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연구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30
이낙연 총리가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연구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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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권 잠룡 침몰 속 '안정감' 과시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최근 여권 대선주자들이 줄줄이 수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줄곧 '범진보 선두' 자리를 유지하면서 실제 출마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 총리는 대권 도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여권에서 확실한 후보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경우 구원투수로 등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6일 여론조사 전문업체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지난해 10월부터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5일 조사해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에게 오차범위 내인 1.8%p 뒤져 2위(15.3%)를 차지했지만 여권 내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3위인 이재명 지사(7.8%)보다는 2배 가량 앞섰다.

엠브레인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황 전 총리(13.8%),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10.6%)에 이어 3위(10.0%)에 이름을 올렸다.

이 총리의 이 같은 선전은 최근 여권 잠룡들이 악재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달 30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친형 강제 입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지난 2일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구속됐다.

이로 인해 무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 총리가 대선 후보로 더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잠룡들이 법원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리가 그동안 공식적인 자리에서 보인 정제된 언급 등 '안정감'이 대권 가도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날 선 질문을 맞받아치는 모습과 재치있는 답변으로 '사이다 총리'라는 별명이 생기며 인기를 얻어 왔다.

이 총리는 새해 민생·경제 살리기 행보를 통해 정부·여당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으며 인지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LG생활건강 청주사업장, 현대차 기술연구소 등 산업 현장을 찾으며 경제인들과 만났고 전통시장 방문 등을 통해 서민층까지 끌어안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젊은층과의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부처 장·차관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등 현안을 꿰뚫고 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 총리에게 "질문 좀 하지 마세요"라고 우스갯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총리는 21년 신문기자 생활에 이어 4선 국회의원, 전남지사를 지낸 뒤 총리직에 오르는 등 이력 면에서도 대권주자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평이다.

다만 총리 출신 상당수가 대권 주자로 거론됐지만 실제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없다는 것은 넘어야 할 산이다. 그동안 총리 이력은 강력한 대통령제 국가에서 애매한 위상에 그쳤던 것이다.

10대 대통령 최규하가 총리 출신이긴 하지만 '체육관 선거'로 뽑힌 간선 대통령인 데다 전두환과 신군부가 실권을 쥐고 있던 시기라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또 이 총리가 확고한 지지기반을 갖지 못한 점도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정작 이 총리는 자신의 '대망론'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다음 대선에 나갈 가능성에 대해 "총리도 굉장히 벅찬데 더 막중한 책임 있는 자리를 하겠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지금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참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한 방송에서는 "(대선이) 많이 남아있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달에도 몇군데씩 (여론조사를) 내놓는 것이 저로서는 못마땅하다"며 "언론이나 국민들이 그쪽에 관심을 안두시는 게 좋을 거다. 그대로 가지 않는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인용된 여론조사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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