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한국기업 혁신기술 놀랍다"… "급조한 티나 볼 것 없다"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9 17:42

수정 2019.01.29 17:42

한국판 CES 개막
한국 전자IT산업 융합전시회 엇갈린 평가
삼성 OLED·LG 로봇 전시관 등 일반인 관람객은 대체로 긍정적
“CES때 삼성전자 단독부스 크기..시연도 안돼” 업계선 볼멘소리
'라스베이거스까지 가지 않아도 혁신제품을 볼 수 있는 한국판 CES'를 표방한 한국 전자IT산업 융합전시회가 29일 서울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19'에 참여한 국내기업 35곳은 이날 부스를 차리고 일반인들에게 자신들의 혁신기술을 선보였다.

행사장을 찾은 일반인 관람객들은 "대기업뿐 아니라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이런 기술을 갖고 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CES를 직접 경험한 관계자들은 "급하게 만들어진 티가 난다. 규모도 작고 제품들도 제대로 볼 수 없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가족과 손잡고 혁신기술 즐겨"

일반인 관람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개막 직후에는 VIP와 취재진만이 보였지만,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일반 관람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두 자녀의 손을 잡고 온 한 주부는 "남편이 인터넷에서 보고 오자고 했다"며 "아이들이 재미없어 하다가 LG 부스에서 로봇을 보고 신나하더라"고 말했다. LG전자는 CES 2019에서 선보였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뿐 아니라 웨어러블 로봇도 전시관에 갖다놨다. 다만 CES 2019에 전시된 로봇 전 종류를 전시하진 않고, 공항 안내 로봇만 선보였다.

삼성전자관 앞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대통령 말 한 마디로 행사가 뚝딱 만들어졌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와봤다"며 "와보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렇게 신기한 기술이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75·82·98형 8K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TV를 전면에 전시했다. 원하는 크기로 뗐다 붙일 수 있는 모듈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도 전시됐다. 네이버와 SK텔레콤 역시 5세대(5G) 이동통신기반의 다양한 기술을 전시했다.

일반인 관람객들이 많아지면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부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홍체 인식기반 건강 진단 솔루션인 아이어클락(Eye O'Clock)을 만든 '홍복' 부스에는 자신의 눈을 진단하려고 하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홍복 남궁종 대표는 관람객들의 홍체를 찍고 직접 건강상태를 진단해 줬다. 남궁 대표는 "아이어클락은 치매환자들의 홍체 데이터를 활용해 홍체만 찍으면 치매 증상을 판단해준다. 향후 다양한 증상에 대해서도 자동으로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CES 참여기업 9곳 중 1곳만 참여

그러나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전시회에 참여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CES 2019에서 삼성전자 혼자서 차린 전시관이 이곳 전체 전시장 크기와 비슷한 것 같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CES를 관람하기 위해 매년 미국을 찾는다는 한 스타트업 대표도 "대기업들이 올해 초 CES에서 전시한 제품 일부만을 단순히 뚝뚝 떼어다 전시한 것 같다"며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각 기업들의 '스토리'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행사가 너무 급하게 추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기업들은 CES와 같은 주요 전시회의 경우 개막 몇 달 전부터 현장에 나가 전시를 준비하는 것에 반해 이번 행사는 개막 열흘 전 기업에 통보하고 일주일 만에 준비됐다.

일부 부스에서는 시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CES에서는 우리의 대표 제품 3개를 시연했다"고 설명했지만 단 한 제품도 시연하지 못했고 소개 모니터는 꺼져 있었다.

ktop@fnnews.com 권승현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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