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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위협비행’으로 확전 국면… "제3기관 통해 주장 검증해야"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4 17:59

수정 2019.01.24 17:59

잇단 초계기 도발 왜?… 한일관계 해법없나
일각 "日, 의도적 갈등 부추겨"..사실관계 명확히 한뒤 대응 나서야
우방국으로서 슬기롭게 해결해야
국방부가 24일 오후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 초계기가 우리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 인근으로 초저고도 위협비행을 한 사진을 공개했다. 일본 초계기가 고도 약 60m로 비행하면서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일본 초계기 의 잇따른 도발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향해 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우방국으로서 빨리 문제를 해결짓고 관계복원에 나서야 하지만,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일본의 의도에 끌려가지 않도록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양측 주장에 대한 검증을 확실히 한 뒤에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군 "日, 4차례 위협비행"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해군 함정을 향해 위협 비행을 한 후 레이더 논란을 촉발시킨 뒤부터 지금까지 총 네번에 걸쳐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

특히 전날 저공비행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해군 구축함인 대조영함 우현의 60m 고도까지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찍은 사진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군 관계자는 "동영상도 찍었지만 너무 잠깐이라 사진이 더욱 명확하다"며 "기계(카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 일본 방위성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은 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 함정이 먼저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정권이 의도적으로 갈등 상황을 부추겨 지지도를 끌어 올리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의구심도 보낸다. 우리 군의 대응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우리 군이 이슈를 '레이더 조사(겨냥해서 비춤)' 여부로만 몰아갔다"며 "초기부터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을 주장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함정 승조원들이 느꼈을 위협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우리 군이 이번 달에 있었던 세 차례의 위협비행 촬영본을 공개하고 미국에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달라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냉정하게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보다 냉정한 자세를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만약 일본이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하는 행동이라면 우리 정부가 보다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된 도발은 결국 일본이 한국의 반응을 끌어 들이려는 것이며, 한국이 자칫 무력을 사용한다면 얘기치 못한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먼저 서로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 뒤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잇따라 엇갈린 주장을 하는 가운데, 먼저 사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측에서 먼저 제3의 기관을 통해 군의 주장을 검증한 뒤, 그 결과를 가지고 일본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금은 각자의 주장만 있는 것인데, 먼저 우리 측에서 제3의 기관을 통해 군의 주장을 검증해 명확히 한 뒤 일본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은 기본적으로 우방국의 관계에 있으며, 우방으로서 슬기롭게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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