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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평사 피치, 韓 신용등급 'AA-' 유지.. 반도체 發 수출 실적 악화 경고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4 14:03

수정 2019.01.24 14:03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2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수준인 'AA-'로 유지키로 했다. 또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수출 감소를 감안할 때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대외건전성과 견조한 거시경제 성과,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저생산성 등 장기 도전 요인을 반영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기획재정부가 이날 밝혔다.

'AA- 등급'은 상위 4번째 등급으로 피치는 우리나라와 대만, 벨기에, 카타르를 포함했다. 무디스와 S&P가 평가한 'AA 등급' 보다는 1단계 낮다.


피치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017년 3.1%에서 지난해 2.7%로 둔화됐지만, 다수의 AA등급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피치는 또 소득주도 수요 증대와 정부투자 확대 등 정책 노력에도 불구, 민간 투자·수출 둔화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2.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피치는 최저임금 2회 인상으로 실업률이 소폭 상승하고, 저숙련 일자리 창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경제활동인구 감소, 조선업 등 구조조정 등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글로벌 무역 갈등 등에 따른 하방 위험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한국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간접적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출은 지난해 견조했지만 4·4분기 중 둔화됐고, 최근 수개월간 반도체 수출 감소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긴장은 완화됐지만 여전히 지정학적 위험은 국가 신용등급 제약 요인으로 봤다.

지금까지의 비핵화 진전은 유엔 대북 제재를 해제하기에는 불충분하며 외교적 진행 과정이 중단될 가능성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만, 피치는 다음달 개최가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런 과정에 진전이 있을 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피치는 단기간 내 통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건전성은 견고한 대외순자산 상태 등 높은 대외건전성에 힘입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도 유사 신용등급 국가보다 높은 회복 탄력성을 시현할 것으로 봤다.

정부 부채(GDP 대비 38.6%)는 AA등급에 부합하지만 재정 확대로 2022년까지 GDP 대비 43.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 인구 고령화 등을 감안한 재정소요에 대비해 지출 여력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피치는 GDP 대비 96.0% 수준인 가계 부채 증가세 지속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충격 취약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통화 정책은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지만 최근 경기 둔화에 따른 물가압력 완화 가능성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봤다. 1인당 국민소득은 AA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전반적인 경제 발전 수준은 소득수준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치는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 완화, 정경분리, 가계부채 악화 없는 성장률 상승 등을 꼽았다. 반면 하향 요인으로 한반도 긴장 악화, 예상하지 못한 공공부문 부채 증가, 예상보다 낮은 중기 성장률을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 국제신평사들에게 최신 대북 진전사항과 한국경제 동향을 적시에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해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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