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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경원 "與 총체적 부실… 자성없이 일방통행하면 2월국회 없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3 17:51

수정 2019.01.23 17:5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與, 김태우·신재민·손혜원 등 권력농단 전부 뭉개
경제정책 조정하려해도 文정부는 마이웨이 외쳐
美정관계 "韓에 믿을 세력 없다" 회의론 심각해
"경제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지만, 안보는 무너지면 회복 불능이다." 취임 한달을 갓 넘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앞엔 다뤄야할 현안과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스스로 일복이 터졌다고 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의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국정3년차에 제1야당의 원내 지휘봉을 잡은 나 원내대표에겐 안으로는 내년 총선과 차기대선에 대비한 조직정비와 체질을 강화시켜야하는 숙제가 있다. 밖으로는 남북관계와 맞물린 한반도 안보와 문재인정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 협치를 넘나들며 정국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당찬 리더십' 구현이라는 과제도 있다. 일단 내달 말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안보 이슈에 대한 나 원내대표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대담=정인홍 정치부장

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근본적으로 미국의 정관계 주요인사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한국에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세력이 있는가'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한미동맹을 가벼이 생각하는 정부'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 "'이런 국가라면 계속 신뢰를 주는게 필요한가'라는 회의론이 미국에 있다"며 "보수정당 목소리가 강하게 나와야 하는데 우리가 그동안 부족한게 있었다"고 자성했다.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인 나 원내대표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와 신재민 전 사무관의 적자국채 발행 의혹 폭로를 '권력농단'으로 규정한데 이어 최근 손혜원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 등 굵직한 이슈에 제1야당으로서 투쟁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자성과 대응이 일관되게 총체적 부실인 만큼 2월 국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서 제외시키는 방안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국민연금의 과도한 개입 저지 등 경제현안에 있어서도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나 원내대표는 "한놈만 패고 싶은데 (현안이 많아) 한놈만 팰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나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한달 이상 지난 시점에서 소회는.

▲일복이 많나보다. 권력농단 사건 등 문재인 정부가 잘못가는 정책을 바로잡으려 했는데 이거 하랴, 날마다 터지는 권력농단 사건을 대응하느라 정말 바빴다. 소득주도 성장, 언론과 방송 관련 정책도 바로 잡으려 했는데 김태우 수사관이나 신재민 전 사무관에 손혜원, 서영교 의원 등 사건이 끊임이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당은 뭉개자고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에서 제1야당으로서 임시국회 대응전략은.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강화해야 하는데 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조정하려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일단 주휴수당을 건드려보겠다. 실질적 임금 저하를 막는 선에서 전체적인 통상임금에서 큰틀에서 보자는 것이다. 큰 틀이 어려우면 작은 틀로 접근하자. 근본적인 것을 못하면 지금 당장 이런 부분이라도 해보자. 중점 추진 법안으로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사진=김범석 기자

-경제정책과 관련, 어떤 전략을 구상하나.

▲중점추진 법안으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같이 규제를 걷어내는 경제살리기 관련 법안들을 준비해놨다. 사실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이젠 '자포자기'라고 한다. 뭘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청와대를 설득하면 당이 튀고, 경제문제에서 현 정부에 반기업 정서가 많이 퍼져있어 힘들다고 한다.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도 걱정이다. 연금사회주의로 가는 것인데, 국민연금만 해도 묘하게 한진기업에 대한 반국민정서를 이용하고 있다. 기업이 잘못한 부분, 사실상 횡령같은 경우에는 강력하게 처벌하지만 이 문제는 연금사회주의와는 별개다.

-안보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데.

▲경제문제도 다루기 바쁜데 2월말에 북미정상회담도 한다. 걱정이 태산인게, 이것이 또 하나의 쇼잉(showing)적인 영변 핵시설 폐기 처럼 될까봐 걱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특한 개성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의 정관계 인사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들은 '한국에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세력이 있는가'라고 보고 있다. 어차피 '한국은 한미동맹을 가벼이 생각하는 정부'라고 보고, 이런 국가에 자신들이 계속 신뢰를 주는게 필요한지에 회의론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보수정당 목소리가 강하게 나와야 하는데 우리가 그동안 부족한게 있었다.

-이런 흐름이 2월 방미 계획과도 연결돼있나.

▲작년에 판문점선언 할 때와 미북정상회담을 할 때 우리 측의 걱정을 명확하게 전달하러 미국에 갔는데 당시 미국 측에서 하는 얘기가 '보수 목소리가 적어서 불안하다'였다. 그래서 우리가 든든하게 있다고 했다. 경제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하기 어렵지만 안보는 망가지면 회복 불능이다.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논란이 여전하다.

▲선관위 상임위원에 캠프 출신이 임명된 적이 없다. 백서에 캠프 출신이라고 인쇄가 됐는데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게 말이 되나. 선관위 내부 사람들이 (정권이) 무서워서 공개적으로 얘기 못하겠다고 한 녹취록도 있다.
조해주 임명 강행은 민주주의를 안하겠다는 선언이다. 일부 행정안전위 위원들은 단식 농성을 한다고 할 정도다.
청와대와 여당이 강행하면 2월 국회는 어려워질 수 있다.

정리= hjkim01@fnnews.com 김학재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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