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찰IN] 조국 독립 헌신한 투사들, 광복 후엔 조국 치안 위해 투신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3 17:27

수정 2019.01.23 17:27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 발굴사업 박차
전국 역대 경찰서장 전수조사 실시..5명 추가 발굴… 총 31명 확인돼
안맥결 총경 등 여자경찰 4명도..민갑룡 청장 "훌륭한 선배 찾자"
#1.1923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출생한 김세균 총경.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일본군에 징집된 김 총경은 일본군 내 학병 출신들의 의거 및 탈출을 모의했다. 이후 4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 1962년 경찰 총경에 입직해 영등포서장과 동대문서장, 노량진서장 등을 역임하며 치안에 힘쓰다 1972년 퇴직했다. 1990년 그의 공을 기리기 위해 정부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2.1897년 경상남도 합천에서 출생한 노기용 총경은 1920년 항일 비밀결사 조직 '군사주비단'에 가담해 임시정부 군자금을 모집하며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1923년 대규모 군자금 모금 거사 계획 중 일제에 체포돼 7년을 복역했다.
1946년 경찰 경감에 입직해 선산과 청송, 문경서장, 경북경찰학교장 등을 역임하고 1948년 퇴직했다. 제2대 국회의원도 지낸 노 총경은 '국회 20년' 책자에 "일제 때 항시 권총을 휴대하고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며 자유자재로 출몰해 일경을 괴롭혔던 대담무쌍한 투사"로 소개될 만큼 용감했다. 1963년 정부는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경찰IN] 조국 독립 헌신한 투사들, 광복 후엔 조국 치안 위해 투신


안맥결 총경(앞줄 가운데)과 동료들.경찰청 제공
안맥결 총경(앞줄 가운데)과 동료들.경찰청 제공


■벌써 31명 발굴…여경도 4명

23일 경찰청 임시정부 백주년 기념사업추진단(TF팀)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경찰서장 출신 '독립운동가 경찰' 5명을 추가로 발굴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은 총 31명이다.

김세균 총경과 노기영 총경을 비롯한 박노수 총경, 전호인 총경, 박영근 경감 등 5명의 독립운동가 경찰 발굴은 전국 역대 경찰서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지난해 11월 지방청·경찰서에 '경찰역사 담당조직' 구성 후 강원·경남청에서 역대 경찰서장 중 독립운동가 2명을 자체적으로 발굴했다. 여기에 기존 발굴자를 포함한 상당수가 경찰서장을 지냈다는 점에 착안해 경찰역사 담당조직은 전국 역대 경찰서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TF팀은 여자 경찰도 4명이나 발굴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로 제3대 서울여자경찰서장을 역임한 안맥결 총경을 비롯해 초대 수도여자경찰서장을 지닌 양한나 경감, 이양전 부산여자경찰서장, 전창신 인천여자경찰서장 등이다.

■"자랑스러운 경찰 발굴하자"

특별한 인물들의 발굴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생각이 있었다. 지난해 제주 4·3사건 70주년 당시 경찰청 차장이었던 민갑룡 청장은 제주도에서 문형순 경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됐다.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쳤던 문형순 경감은 제주 4·3사건 당시 수백여명을 방면하는 등 주민들을 학살로부터 보호했다.

민 청장은 TF팀에게 "자랑스러운 경찰을 발견하는 것도 TF팀이 할 일"이라고 전달했다. TF팀의 생각도 비슷했다. '훌륭한 일을 한 선배들을 찾아내 후배들이 배우고 이어나가게 하자'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경찰청은 초대 경무국장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경찰 125명을 발굴했다.


서훈을 받지 못한 임시정부 경찰 23명의 독립유공 심사를 보훈처에 요청하고 임시정부 경찰사에 관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학문적 고증도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는 임시정부 경찰 기념일을 지정하고 기념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 후손 및 학계와의 교류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기반을 조성하는게 목표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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