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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카카오 카풀‥사회적 대타협 기구 출범해도 '첩첩산중'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0 16:41

수정 2019.01.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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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카카오 카풀‥사회적 대타협 기구 출범해도 '첩첩산중'

카카오 카풀 갈등이 새국면을 맞았다. 택시업계가 사회적 대타협 기구 참여를 지난 18일 결정하면서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칭)이 21일 첫 발을 떼게 됐다.

하지만 카풀·택시 갈등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때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아 한국형 승차공유 시장이 열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부·여당은 완전월급제 등 택시산업 지원책을 우선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택시표'를 의식하는 자유한국당은 카풀 금지법에 힘을 싣고 있고, 택시업계는 카풀 개방을 전제로 논의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모빌리티 산업을 미래로 결정한 상황에서 한국은 '카풀 전면 금지'와 '카풀 제한적 허용' 사이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시계제로' 상황이 해를 넘어도 지속되고 있다.


20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21일 공식 출범한다. 2월 임시국회 내로 택시산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쉬고 있는 택시를 활용해 '공유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당정이 세운 목표다. 하지만 '공유경제'를 인정하지 않는 택시업계를 설득하고 택시 4개 단체가 모두 만족하는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난제를 마주하게 됐다.

전현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 안건 중 가장 중점적인 것은 쉬고 있는 택시를 살려 공유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라면서 "택시를 통해서 공유경제, 4차 산업혁명의 정신을 살리는 실마리를 택시에서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한 '한국판 우버택시'를 만들자는 얘기다. 택시에 미국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의 정보기술(IT) 플랫폼을 연결하자는 것으로, 이미 택시업계가 이를 '물타기'라며 거부한 바 있다.

또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사납금 제도 폐지와 완전 월급제 도입 등이 당정이 검토하는 택시산업 지원책이다. 하지만 이 역시 택시 4개 단체별로 제각각인 입장을 조율해야 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완전 월급제 도입에 세금, 즉 예산이 투입되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야당인 한국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가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대화'를 한다는 것에는 의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첫 발을 뗀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도 카풀 의제는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택시업계와 대화는 4차위,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이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택시업계 성명서를 보면 카풀을 저지하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한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도 되고, 만약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공유 경제 전반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IT업계에서는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의 갈등과 충돌을 기존산업에서 이른바 '플랫폼 경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원인을 찾기도 한다. 이를테면 카카오택시에 적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알선'으로 비하하거나 '알선에 불과한 카풀이 왜 4차산업혁명이냐'는 식으로 반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시회사는 우리가 카카오를 키워줬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하지만, 이는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경시하는 풍조"라면서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이런 나라에서는 우버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카풀(승차공유) 둘러싼 주요 갈등 일지
시기 내용
2017년 11월 서울시, 풀러스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
2018년 2월 택시업계 4차위에 반발, 공개 사과 요구
2018년 6월 풀러스, 대표 사임·70% 구조조정 돌입
2018년 8월 택시4단체, 단체행동 결의
2018년 10월 택시4단체 광화문 시위
2018년 11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카풀 금지법 상정·택시4단체 국회 앞 시위
2018년 11월 풀러스, 카풀 서비스 재개
2018년 12월 카카오모빌리티, 카풀 베타 서비스 출시
2018년 12월 택시노조원, 카풀 반대로 분신 사망
2018년 12월 카카오모빌리티, 카풀 정식 서비스 연기
2018년 1월 택시노조원, 카풀 반대로 두번째 분신 사망
2018년 1월 카카오모빌리티, 카풀 베타 서비스 잠정 중단
2018년 1월 택시업계, 사회적 대타협 기구 참석 결정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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