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다시 시작된 '北美 빅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8 17:47

수정 2019.01.18 18:09

김영철, 트럼프 만나 친서 전달..2차 정상회담 공식화 초읽기
北 '영변 폐기' 카드로 美 압박..제재완화 등 상응조치 요구할 듯
다시 시작된 '北美 빅딜'


17일(현지시간) 오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이 미국 워싱턴 덜레스공항에 도착하면서 2차 북·미 대화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현지시간 18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고위급회담을 갖고 오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늦게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은 제한적 비핵화 조치를, 미국은 상응조치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을 포함한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양쪽 모두 실질적 성과에 갈증이 큰 만큼 회담 결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문제는 북한이 내밀 비핵화 카드로, 여기에는 '핵신고 목록'과 검증 절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이 망라된다.


다만 북한은 다소 강경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부위원장은 북한 내에서도 강경파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7월에는 미국의 핵 신고목록 요구에는 '강도적 요구'라는 반응을 내놨고, 한달 뒤인 8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불발됐다.'단계적 비핵화 협상'으로 한발 물러선 미국도 대화의 틀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과 빅딜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감이 실린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빅딜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 5조 2항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북핵 문제에서 영변의 정치적·상징적 의미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영변 핵시설은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원자로와 핵연료 재처리시설이 갖춰져 있다. 1960년대 이래 이어진 북한 핵무기 개발의 총본산인 셈이다. 북·미는 영변 핵시설 폐기에 따른 검증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변이 아닌 ICBM도 빅딜에서 북한 측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만약 ICBM 폐기가 의제가 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인의 안전보장'이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다.


한편 김 부위원장의 방미기간 또 다른 협상루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에 간 것도 주목을 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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