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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나라 빼앗긴 그때, 우리말사전 만든 선조들이 대단하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8 09:38

수정 2019.01.18 09:38

이 총리, 영화 '말모이' 관람..한·일문제 대해선 "침묵도 반응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말모이' 관람하기 앞서 우리말 가꿈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말모이' 관람하기 앞서 우리말 가꿈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영화 '말모이'를 관람한 후 "나라를 빼앗겼을 때 우리말 사전을 만든 선조들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리는 서울 용산 CGV에서 한글단체 우리말가꿈이 회원 18명과 함께 영화를 봤다. 말모이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 일제에 저항하며 우리말을 지키려는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 관람후 청년 회원들과 3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이 총리는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선구자들의 노력에 감동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총리는 "조선어학회를 만들고 사전을 편찬하겠다고 하신 분들은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은 정신이고 글은 생명이다. 그 정신을 옮기는 그릇'이라는 인식을 확신히 갖고 계신 분들이다. 우리가 지금 사전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맨처음 만든 사람은 얼마나(힘들었겠는가). 그게 보통 일이 아니다. 조상들이 대단하신 분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전을 가진 언어는 (세계에서) 20개밖에 없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대단히 놀랍다. 그것도 나라를 빼앗겼을 때 사전이 나왔다는 것은 굉장히 역설적이다"고 했다.

이어 이 총리는 "영화가 역사적 사실 몇 가지를 얽어놓고 나머지는 픽션으로 꾸몄는데 극도의 갈등이나 긴장이 있지는 않아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면서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이름 없는 사람이 주인공이고 그가 각성해가는 과정이 보인다는 점에서 영화 '택시운전사'와도 닮았다"고도 했다.

또 이 총리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위원회가 한자가 잔뜩 들어가서 어려운 기미독립선언서를 쉬운 말로 바꾼 독립선언서를 만들었다. 이 내용이 학회로부터 일단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관람하는 의미와 연관해 최근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침묵도 반응"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12일 서울 강북구 수유리에 있는 의암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후 "일본은 과거 앞에 겸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총리는 "일본은 이웃나라들을 침략하고 지배했다. 그 상처가 적어도 피해 당사자의 마음에는 아직도 남아 있다.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룬 지도국가에 걸맞은 존경과 신뢰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는 국무총리로서 처음으로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이날 '말모이'를 관람했다.
이 총리는 3.1독립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 이같은 독립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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