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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재판, 항소심 전략 차질?...핵심 증인 줄줄이 출석 거부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6 16:14

수정 2019.08.25 14:03


핵심 증인들의 진술을 깨기 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에 이어 김성수 전 다스 사장 등 수사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쏟아낸 이들이 잇따라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4회 공판기일에서는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진술할 예정이던 김성우 전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폐문부재(閉門不在·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로 김 전 사장에게 증인소환장을 송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은 시작한 지 10여분 만에 짧게 종료됐다.

앞서 지난 9일 재판에서도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의혹의 핵심 증인인 이학수 전 삼성그룹부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같은 이유로 불발된 바 있다.


이 전 부회장과 김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1심 유죄로 인정된 결정적 증언을 한 인물들이다. 이 전 부회장은 다스 소송비용을 지원한 것은 이건희 회장이 사면되는 등 회사에 여러 도움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자수서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김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지분을 차명 보유, 즉 실소유자라는 점을 증언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들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면서도 검찰의 입증 취지에 부동의하는 소극적 전략을 취했으나 이들의 진술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하자 전략을 바꿨다. 총 18명의 증인을 법정에 불러달라고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 가운데 1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정작 증인들이 법정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이 전 대통령 측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핵심증인들이 소환장 송달을 회피하고 있다”며 “검찰에 연락이 된다면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18일 재판에 증인 출석이 예정된 권승호 전 다스 전문도 소환장을 송달받지 않은 데다 전화도 받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16개 혐의 중 7개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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