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감동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물보호단체의 안락사는 기망행위" vs "최후의 수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5 17:27

수정 2019.01.15 17:27

케어 사태로 불거진 '유기견 안락사'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물보호단체의 안락사는 기망행위" vs "최후의 수단"

"동물보호단체의 유기견 안락사 행위는 이율배반이다." <후원자 그룹>

"불가피한 경우 안락사를 최후 수단으로 결정한다."<동물보호단체>

세계 최초 유기견 출신 퍼스트독 '토리'의 청와대 입양을 주선한 동물권단체 케어가 유기된 동물의 안락사 논란에 휩싸였다. 유기된 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시민들의 견해도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최근 케어의 한 전직 간부는 박소연 대표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보호소 공간 부족을 이유로 개, 고양이 등 200여 마리의 보호동물을 안락사시켰다고 폭로했다. 이에 직원연대는 지난 12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안락사가 이뤄졌다"며 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보호동물 안락사 '최후의 수단' 돼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대다수 동물보호단체들은 불가피한 경우 보호동물의 안락사를 진행한다. 국가나 단체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심한 공격성으로 사람·동물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칠 때 △전염병이나 상해에서 회복 불능시 △고통 지연, 보호소 적응 불가한 상태 △반복적인 심한 질병 발병 등의 경우에 한해 이뤄진다.

국내 대표적 동물단체로 알려진 동물자유연대도 안락사에 대해 "불가피할 경우에만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려동물복지센터 전체 활동가에게 사실을 알리고 있다고 동물자유연대측은 설명했다. 안락사에 대한 고민은 분명 있지만 불가피한 상황, 투명성, 사전 합의 등 구성원과 충분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안락사는 계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료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하고 극심한 고통이 지속적으로 수반되는 경우 수의사 2인 이상, 반려동물복지센터 팀장급 이상, 담당 활동가가 의논해 입회 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락사 자체를 반대한다는 단적인 입장은 적절치 않다. 더더욱 찬반으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락사에 대한 철저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네셔널(HSI)도 안락사에 대해 '최후의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김나라 HSI 캠페인 매니저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안락사는 수의사나 행동교정전문가 등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사와 논의를 거쳐 국가별로 규정과 절차에 맞춰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케어 안락사 사태..법정공방 예고

이번 사태는 법정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박 대표의 안락사 지시를 폭로한 케어 동물관리국장 A씨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율담의 권유림 변호사는 "박 대표를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케어가 개체수 조절 등 어떤 이유에서든지 안락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사람들도 후원을 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에 해당되며, 지속적으로 이같은 행위를 해왔다는 점에서 상습사기 혐의가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또 "동물보호법상 수의학적 처치나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 동물학대 의도 적용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박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수백마리에 달하는 유기견을 박 대표 혼자서 안락사를 시켰다는 것에 대한 증명도 필요하다.

이밖에 박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물으려면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횡령하거나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 그러러면 박 대표의 후원금 횡령 혐의에 대한 제보나 수사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박 대표의 후원금 횡령에 대한 제보나 수사 착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박 대표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케어 대표직에서 사임하지 않겠다고 그는 선언했다.
박 대표는 "논란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가지고 있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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