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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봉의 아이러브 펫] 반려견과 가족의 '건강 연결고리' 반려견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5 17:27

수정 2019.01.15 21:04

[문재봉의 아이러브 펫] 반려견과 가족의 '건강 연결고리' 반려견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가족의 건강 및 수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는 꽤 많았는데, 최근에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까지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진이 2001년부터 2012년 동안 40세부터 80세에 이르는 340만명의 각종 건강기록과 2001년부터 의무화된 반려견 등록제에 따른 기록을 비교한 결과 라고 한다. 자료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독신이 반려견을 키우지 않은 독신에 비해 사망 위험은 33%, 심장 발작 위험은 11% 낮았다고 한다.

심장 질환 위험을 어떻게 감소시키는지 등에 대해선 규명하진 못했지만 '반려견을 키우면서 장내 미생물 유전체(마이크로바이옴)가 바뀌었다'는 등 여러가지 원인이 제기됐다. 흥미로운 것은 반려견의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족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일컫는다.
사람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가 다르게 형성되어 있어서 사람마다 건강에 다르게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의 다양한 질병과 상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매우 활발히 연구되어 왔고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까지 다양한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제프리 고든 박사는 무균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고든 박사는 체내에 미생물이 없는 무균 쥐에게 뚱뚱한 쥐와 마른 쥐의 대변을 각각 주입해 관찰한 결과 같은 양의 먹이를 먹어도 뚱뚱한 쥐의 대변이 주입된 쥐의 체중이 마른 쥐의 대변이 주입된 쥐보다 2배나 더 늘어난 것을 발견했다.

장내 미생물이 소화와 영양 흡수를 도울 뿐만 아니라 비만과 같은 질병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제프리 고든 박사는 후속 연구로 사람 쌍둥이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무균쥐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했다. 비만인 쌍둥이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 받은 쥐는 비만해지고 마른 쌍둥이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 받은 쥐는 체중이 감소했다. 두 마리 모두 저지방 고섬유질 사료를 동일하게 급여했다. 사람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무균 쥐의 체중 변화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반려견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가설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후 지속적인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로 마이크로바이옴이 비만, 당뇨, 아토피, 우울증, 암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의 발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사람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 결과는 봇물 터지듯이 나오고 있고 분변 분석을 통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진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미비한 상태이다.

반려견의 장내 세균총(특정부위에 사는 세균집합) 및 유전적·환경적 발병 요인이 사람의 질병 기전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고 한다. 반려견은 가족과 생활환경 및 먹거리를 공유하고 희노애락을 함께 하기 때문에 반려견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포도가 가족의 마이크로바이옴 분포와 유사할 것 같다. 건강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원천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10여개의 대형 동불병원이 반려견 분변 분석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반려견의 분변을 분석해서 반려견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반려견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반려견의 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다양한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뿐만 아니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도를 조절해서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차세대 진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해본다.

㈜더줌 상임고문·전 이리온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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