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민은행 노사, 주말 집중교섭 실패…2차 파업 '불씨' 여전

뉴스1

입력 2019.01.14 11:47

수정 2019.01.14 11:47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8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에 따른 사과문과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9.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8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에 따른 사과문과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9.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13일 노사 12시간 마라톤협상에도 타결 '불발'
노사 모두 부담 커...극적 타결 가능성도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KB국민은행 노사가 지난 주말 12시간에 걸쳐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미 한 차례 파업을 진행했음에도 답보상태인 만큼, 2차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노조는 2차 파업 시기로 설 직전인 이달 30일~다음달 1일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노사 모두 2차 파업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고임금 은행원의 파업이라는 따가운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뿐만 아니라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지난 8일 총파업 당시 큰 혼란이 없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은행원 인력이 과다하는 점만 입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측에서는 추가 파업에 따른 고객 불편, 이미지 실추 등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다.

◇12시간 걸쳐 마라톤협상…임금피크제·페이밴드 '온도차'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13일 만나서 오후까지 약 12시간 동안 실무 교섭과 대표자 교섭을 병행하는 '집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와 페이밴드(호봉상한제)에 대한 협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페이밴드는 성과에 따라 차등 연봉을 지급하는 제도다. 연봉에 따라 페이밴드 구간을 나누고, 직급에 상관없이 같은 페이밴드에 속한 직원들끼리 업무실적과 수행능력, 근무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임금 인상률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이 반발하면서 사측은 전 직원이 아닌 신입 직원부터 페이밴드를 적용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런데도 노조는 여전히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조정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노사는 지난해 산별교섭에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하기로 했는데, 직급에 따라 진입 시기가 다르다. 부장·지점장은 만 55세가 되는 달의 다음달부터 임금피크가 시작되지만, 팀장급 이하는 만 55세가 되는 해의 다음 연도 1월부터다. 부장급이 약 6개월 가량 빠르다.

이에 사측이 부장급 1년, 팀장급 이하 5.5개월 연장을 제시하자 노조는 산별교섭 위반이라며 맞섰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이었던 성과급 300%를 수용했기 때문에 더 이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은 통상임금의 150%에 해당하는 현금과 10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 무상지급, 50%에 해당하는 미지급 시간외수당 방식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를 냈으니 이에 걸맞은 성과급 300%를 지급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에도 통상임금의 200%를 연말 특별 보조금으로, 지난해 1월에 100%를 따로 지급해 총 300%를 채웠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속히 마무리돼야 하는데 협상이 답보 상태라서 답답하다"며 "노조와의 만남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파업이 현실화되면 설 직전이라는 시기상 1차 파업 때보다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민은행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달 초 예정됐던 본부장(PG장)과 부점장, 그룹 간 이동 인사를 이번 주 단행할 예정이다.
직원 정기인사와 부임 인사는 다음주 중, 매년 해온 전국 부점장 전략 회의는 오는 19일에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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