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권 파업, 이대로 괜찮나] '2차 파업'부담 커진 국민銀 노조… 고객경영 초심 돌아가야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3 17:48

수정 2019.01.13 17:48

<하> 노-노갈등으로 번진 파업
노조, 1차 파업 이후 여론 뭇매.. 사측 수정안 수용놓고 양분 조짐.. 희망퇴직 합의 상생 주춧돌 삼아 노사, 파업 출구전략 마련 시급
[금융권 파업, 이대로 괜찮나] '2차 파업'부담 커진 국민銀 노조… 고객경영 초심 돌아가야

국민은행 노조가 19년만에 파업에 나섰지만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내부에서도 파업을 지속할 지 여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칫 2차파업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노노갈등이 심화돼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동력이 약화되고, 파업의 당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측도 2차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영상 부담이다. 이에 노사가 제살깎기를 멈추고 보다 현명한 출구전략을 찾기 위해 시급히 머리를 맞대야한다는 지적이다.

■ 파업후 부정적 여론..내부의견 갈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가 사측에 주말 집중 교섭을 제안, 사측이 이를 받아들여 또다시 합의점 찾기에 나섰다. 다만 노조는 이번 주말 교섭에도 실패한다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월 말로 예정된 2차파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파업 후 싸늘한 여론에 직면한 노조는 언제까지 투쟁을 이끌어가야할 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사내 게시판에는 '냉정하게 파업 명분을 따져봐야 한다' '우리 직장을 스스로 짓밟아선 안된다' '파업만이 답이 아니다' 등 자성의 목소리가 등장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차 파업 후 여론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사측의 수정 제시안을 받아들이자는 내부 의견들도 등장하고 있다"면서 "자칫 내부의 갈등이 심화될 수도 있어 의견을 모아야하는 노조로써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1차 파업의 경우 파업 찬반투표에서 96%의 찬성표를 받아 강행했다지만, 2차 파업에서 이 만큼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당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이 작용한 탓인지 노사는 파업이후 일단 희망퇴직에 대한 합의점을 마련하는 등 접점을 좁히기도 했다.

■ 올해 경영전략 일제히 '고객경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국민은행 노사 모두를 위해 파업 출구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위해 올해 경영전략으로 내걸었던 '고객경영' 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인 행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직원 중심의 KB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경쟁은행들 역시 4차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발맞춰 은행 경영의 근본인 '고객 중심'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번 파업으로 고객중심의 영업은 커녕, 고객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더불어 그동안 '이자장사'를 한다는 약탈적 이미지가 더욱 심화됐다.
특히 총파업으로 시중은행의 고액 성과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글로벌 금리상승 덕에 예대금리차로 은행 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던 만큼 시중은행이 손쉽게 벌어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앞다퉈 고객경영을 외치지만 실상은 신뢰도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파업국면은 이런 불신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밖에 없다"면서 "실추된 고객 신뢰와 금융업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사 모두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