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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역대 최장' 불명예… 경제적 손실 36억달러+α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3 17:46

수정 2019.01.13 17:46

클린턴때 21일보다 이틀 더 넘겨.. 직접적 타격만 매주 12억달러
정부 계약직 노동자·수주업체 3주째 소득없자 지갑도 닫아
소매매출 줄땐 GDP성장률 감소
美 셧다운 '역대 최장' 불명예… 경제적 손실 36억달러+α

미국 연방정부 부분폐쇄(셧다운)이 앞으로 2주 더 지속되면 셧다운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장벽비용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백악관 전망으로도 셧다운은 미 경제에 매주 12억달러 손실을 가져온다. 미 정부 셧다운은 12일(현지시간) 22일째에 접어들면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2주 더 끌면 손실 60억달러↑

지난주말 CNBC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앞으로 2주 더 지속되면 그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60억달러를 웃돌게 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예상비용 57억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S&P는 지난해 말 후반 시작된 셧다운으로 인해 11일까지 경제적 손실이 36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S&P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베스 앤 보비노는 11일 분석노트에서 "정부 부분폐쇄로 (미)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매주 12억달러 정도씩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의 경제규모로 보면 미약한 수준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급여 없이 가계를 꾸려야 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S&P가 추산한 경제적 손실인 주당 12억달러는 백악관 전망과 일치하는 것으로 일시해고된 공무원들의 급여 손실, 일거리가 사라진 정부 계약직 노동자나 정부 수주 계약이 막힌 업체들의 매출 손실 등 직접적인 효과만 따진 것이다.

S&P는 손실 가운데 일부는 공무원들이 밀린 급여를 받게 되면 만회할 수 있겠지만 생산성 손실은 영원히 회복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분석노트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정부가 다시 업무를 재개하면 공무원들이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겠지만 정부 계약직 노동자들은 공백 기간의 급여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S&P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동자들은 일상을 꾸릴 수 없게 됐다"면서 "(백악관과 의회간) 대치가 지속되면서 이들은 저축을 메우고, 신용카드 빚을 갚고, 주택대출금, 또는 집세를 낼 수 있는 급여를 잃어버렸다"고 강조했다.

■소매업체에도 충격 심각

셧다운은 소매업체들에도 심각한 충격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 공무원 80만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연초 세금 환급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기 때문이다. 생필품 업체의 경우 아직은 별다른 타격이 없지만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이들 역시 충격을 비켜가기 어려워진다. 웰스파고는 셧다운에 따른 소매매출 감소라는 간접효과까지 더해지면 미 경제 손실은 매주 2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웰스파고의 재커리 파뎀은 11일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달러스토어, 월마트, 크로거 등 생필품 소매업체들에 지금까진 충격이 덜한 것으로 보이지만 셧다운이 길어져 복지 지출까지 영향을 받으면 이들 역시 매출 급감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1·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JP모간은 0.25%포인트 하향조정해 2%로 낮췄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지난해 4·4분기보다 0.1%포인트 낮은 2.8% 성장으로 전망을 낮춰잡았다. 16일을 끌었던 2013년 4·4분기 셧다운 당시에는 분기 GDP가 0.4% 쪼그라든 바 있다.

■트럼프 "민주당 돌아오라" 압박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셧다운 해결기미는 안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12일 현재 셧다운이 22일째에 접어들면서 사상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원과 상원이 연방정부가 다시 업무를 개시하면 즉각 공무원들에게 밀린 급여가 지출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주말 휴회에 들어갔다. 주말 기간 셧다운이 끝나지는 않을 것임을 뜻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셧다운 책임을 물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는 의회 동의 없이 다른 정부 재정을 활용해 멕시코 장벽을 세울 수 있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방안에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트위터 계정에 연달아 글을 올리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민주당은 워싱턴으로 돌아와서 셧다운을 끝내고 남쪽 국경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끝내기 위해 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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