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표류 '레이더 갈등'에 잠잠한 美…한미일동맹 균열 우려?

뉴스1

입력 2019.01.13 15:58

수정 2019.01.13 15:58

일본 방위성이 지난달 20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초계기에서 촬영한 동영상 한국어판을 만들어 7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유튜브 캡처) © News1
일본 방위성이 지난달 20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초계기에서 촬영한 동영상 한국어판을 만들어 7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유튜브 캡처) © News1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국방부가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고 전하고 있다. 2019.1.4/뉴스1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국방부가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고 전하고 있다. 2019.1.4/뉴스1

日, 美비건 대표에 '레이더 갈등' 입장 전달
美, 정치적 관계 고려해 신중한 입장 취하는 듯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일 군당국 간 '해상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준 갈등'이 발생한지 3주가 됐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 "한국과 일본은 다음 주 중에 방위 당국 간 2번째 실무자 협의를 여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도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서 장기화할 기미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레이더 논란과 관련한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고 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지난 8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의 통화에서 사격통제용 레이더 조준 여부를 둘러싼 한국과의 갈등에 대한 일본 쪽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일본 국영방송인 NHK가 보도했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일본 측의 입장을 미국에 설명하며 자신들의 편을 들어달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미국은 한일 간 레이더 갈등에 대해 중재에 나서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의 입장을 전해들은 비건 대표의 역할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관할하고, 협상을 이끄는 것이라 한일 관계까지 관여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7~10일)을 하면서 북미 협상의 기대감이 점점 커져 비건 대표가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에만 전력을 쏟는 과정일 수도 있다.

일각에선 미국이 한일 간 레이더 갈등에 있어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우방인 만큼 어느 한쪽 편을 들 경우 동맹에 균열이 올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이번 갈등에서 진실공방의 핵심은 우리 해군이 일본 해상초계기를 겨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운용했느냐와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저공비행을 했느냐로 축약된다.

일본 방위성은 지속적으로 P-1이 화기 관제 레이더 특유의 전파를 일정시간 동안 계속 받았으며 한국 측 발표와 달리 해군 구축함 상공을 저공 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군은 당시 조난당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광개토대왕함에서 빠르게 저공으로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식별하고자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켰다고 설명하고 있다.

무선망 교신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측은 "3개의 주파수를 사용해 '한국 해군 함정, 함번 971'로 영어로 3회에 걸쳐 호출, (사격통제 레이더 가동) 의도를 확인하려 했다"고 했지만 우리 군은 '통신감도가 낮아 해경을 부르는 것으로 인식했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사건 발생 7일 만인 지난해 12월27일 실무급 화상회의 방식으로 첫 공식협의에 나섰고 우리측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일본의 오해를 불식시키려 했으나 일본측은 자신들의 입장을 번복해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28일에는 일본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해군 함정에 의한 사격통제레이더 조사 사안'이라는 제목의 13분8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문 버전도 함께 제작해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주장을 알렸다.

그러자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과 허위 주장에 대한 대한민국 국방부 입장'이라는 제목의 국문본 영상을 먼저 공식 유튜브에 올리고 이어 영문본을 게시했다. 이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다국어 버전도 게시하며 맞섰다.

문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더 이상 일본에 휘말리지 말고 이슈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 이상의 대응은 일본의 여론 결집에 도움만 줄 뿐이라는 것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이제는 우리가 전혀 휘말릴 필요가 없다.
무대응으로 일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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