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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일본은 과거 앞에 겸허해야"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2 15:53

수정 2019.01.12 15:53

3·1운동 100주년 해 첫 행보..의암 손병희 선생 묘소 참배
이낙연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애국선열 묘역의 손병희선생 묘소에서 분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애국선열 묘역의 손병희선생 묘소에서 분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서울 강북구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을 찾아 "일본은 과거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3·1운동 100주년인 해를 맞아 이날 오전 서울 우이동에 있는 의암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후 "일본은 이웃나라들을 침략하고 지배했다. 그 상처가 적어도 피해 당사자의 마음에는 아직도 남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룬 지도국가에 걸맞은 존경과 신뢰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무총리가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6년 3월1일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참배한 이후 63년만의 정부 고위인사 방문이다.

이 총리는 이번 손병희 선생 묘소 참배 의미에 대해 "100년 전 3·1독립운동을 주도하셨던 손병희 선생의 평생에 걸친 우국애민의 충정과 실천을 기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손병희 선생을 비롯한 선열들의 헌신으로 조국은 1945년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됐다. 그러나 조국은 남북으로 분단됐고 35년여 피지배의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다. 조국의 분단은 극복돼야 하고 역사의 상처는 치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3·1독립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 총리는 "우리는 올해 민관이 함께 대한민국의 과거 100년을 돌아보며 미래 100년을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일본은 과거 앞에 겸허하고, 한국은 미래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평가하며 반성하되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다. 미래는 우리에게 과거 못지않은 도전과 시련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래의 도전과 시련을 딛고 영광스러운 국가를 만들어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 그런 사실 앞에 우리는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손병희 선생 묘소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의암 손병희 선생의 생애에 걸친 憂國愛民(우국애민)의 충정과 실천을 기립니다. 대한민국의 과거 100년을 기억하며, 미래 100년을 준비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아울러 이 총리는 의암이 1912년 설립한 교육시설인 봉황각을 둘러보며 3·1운동 전개과정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시했다. 봉황각은 3·1독립운동 산실로 의암이 7차례에 걸쳐 483명의 천도교 신자를 수련시켜 독립투사를 길러낸 곳이다. 이들은 3·1운동 당시 전국 각지에서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의암 손병희 선생(1861~1922)은 민족대표 33인의 대표로 1919년 3월1일 독립선언식을 주도했다. 천도교 3대 교주를 지내며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독립선언 직후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서대문 감옥에서 2년간 옥고를 치렀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 받았다.

이 총리는 손병희 선생 및 민족대표 33인 기념사업회 및 천도교 등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며 애국선열 묘역 관리와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그간 국가 차원의 관리에 소홀했던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과 같은 독립유공자 합동묘역을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예산 3억5000만원과 인력 2명을 확보해 독립유공자 16명이 묻힌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손병희 선생 외증손인 정유헌씨와 김재옥 민족대표 33인 기념사업회장, 임종선 민족대표33인 유족회장, 손윤 손병희선생 기념사업회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이병구 보훈처 차장, 채홍호 3·1운동 100주년 추진단장 등이 참석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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