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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기 리스크로 '반도체' 첫 언급했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1 17:31

수정 2019.01.12 02:00

그린북 1월호 이례적 우려 표명
미·중 무역갈등과 함께 경제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아
정부, 경기 리스크로 '반도체' 첫 언급했다

정부가 경기 불확실성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반도체 업황부진'을 추가했다. 산업활동, 투자, 고용 등 경제활동의 주요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경제상황 전반을 평가하면서 특정 업종을 리스크로 꼽은 것은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17% 감소한 데 이어 올 들어 10일까지 전년동기 대비 27.2% 급감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2018년 11월 산업활동동향은 전월비로 다소 조정을 받았으나 전년동월비로는 소폭 증가했고, 소매판매는 2개월 연속 증가했다"며 "전반적으로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종합평가했다. 그린북 1월호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반도체 거론이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 업황이 11월과 12월 좋은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면서 "정부가 반도체 업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국 반도체 수출액은 전달보다 17% 감소한 88억5800만달러였다. 전년동기 대비 수출액도 27개월 만에 감소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27억달러로 1년 전보다 7.5% 감소했고, 특히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7.2% 추락했다. 반도체 출하지수는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16.3%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2월 18.0%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산업활동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전 산업 생산은 전월비로 2018년 10월 0.8% 늘며 반등했다가 11월에 다시 -0.7% 감소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등을 중심으로 1.3%에서 -1.7%로 바뀌었고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부동산 등이 줄며 0.2% 감소 전환했다. 11월 설비투자(전월비)는 기계류 투자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며 2.2%에서 -5.1% 감소로 바뀌었다. 건설투자의 경우 토목은 증가했지만 건축공사 실적이 축소되면서 0.9% 감소로 기록됐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알려주는 11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비 0.2포인트, 미래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비 0.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동행지수는 8개월, 선행지수는 6개월째 내리막이다.

소비자물가(전년동월비)는 석유류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 축소 등으로 11월 2.0%에서 12월 1.3%로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다.
연간 소비자물가는 1.5% 상승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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