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양승태 구속" "정치보복"… 진보-보수 대립 고조된 서초동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1 17:22

수정 2019.01.14 13:31

진보단체 "법적 책임 져라" 대법원앞 사법적폐 청산 현수막..특별재판부 조속한 설치 주장
보수단체 "양승태 힘내라" 과거사 합리적인 판결 주장..진보단체와 멱살잡고 몸싸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반포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과 서울중앙지검 인근에는 경찰과 보수·진보단체 회원, 법원노조, 취재진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서동일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반포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과 서울중앙지검 인근에는 경찰과 보수·진보단체 회원, 법원노조, 취재진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서동일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에 소환되면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간 시각은 극명히 엇갈렸다. 보수단체는 양 전 원장 소환을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 프레임의 일환으로 보고 정부를 비판했다.
반면 진보단체는 사법불신을 초래한 이번 사건에 대해 양 전 원장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진보, 극명하게 엇갈려

양 전 대법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이날 오전 8시59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과 서울중앙지검 인근은 경찰 1800여명, 집회 참가자 100여명, 법원노조 60여명,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정문 앞에 기자회견하기 위해 섰지만 법원공무원노조 60여명이 정문 안 쪽에서 세로 50㎝가 넘는 대형 스피커를 통해 "사죄하라"는 외침에 양 전 대법원장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노조원들은 정문 돌담에 올라서서 "피의자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사법적폐 청산" "양승태 구속!"이라는 굵은 글자로 쓴 피켓들이 곳곳에 보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9시께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검찰청사 정문 주변에서 집회를 벌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양 전 대법원장이 보이고 있는 작태를 보면 이게 우리나라 사법부의 수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공정성 획득하기 위해 특별재판부가 조속히 설치돼야 하며, 적폐 판사들에 대한 즉각적 탄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불집회 등 긴장감 고조

반면 반대편인 서울중앙지검 서문에는 보수단체 '애국문화협회'가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힘내세요' '법조 사조직 해체하라'고 적힌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를 들고 "지금 법과 안보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이 나라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의 과거사 정립,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회적 안정을 고려해 국가 경제발전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판결, 이것이 사법농단인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대법원 정문 앞에서는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문재인은 퇴진하라, 민중당은 해체하라" 구호를 외치자 진보단체 회원들과 서로 멱살을 잡고 드잡이가 벌어졌다.


격분한 시위대를 상대로 경찰들도 대규모 운집했다. 경찰은 18개 중대 1800여명이 경비를 담당했다.
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은 소요사태를 대비해 "물병이나 피켓, 계란 기타 내용물,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물건 투척할 경우 형법상 폭행죄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 방송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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