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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재규어, 유럽서 구조조정 칼 꺼냈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1 17:02

수정 2019.01.11 17:02

줄줄이 겹친 악재에 사업 축소..노딜 브렉시트 우려 높은 데다 유럽 자동차 수요 줄어드는 추세
무역전으로 중국 판매도 떨어져
유럽에서 영업하는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대적인 사업 축소에 나설 전망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나 수요 부진, 엄격한 환경규제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인데 당분간은 이 같은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포드·재규어랜드로버 감원 태풍

유럽에서 공장 15곳을 운영하며 5만3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포드의 스티븐 암스트롱 포드 유럽·중동·아프리카 담당 사장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공개됐던 국제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이는 현재 사업구조를 완전히 재설계 하는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감축 폭은 설명하지 않았다. 암스트롱 사장은 아직 노조와 협의중이라며 확실한 숫자는 6월이 되어서야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안전하게 말하자면 수천명대 감원이 있을 것"이라며 "고용인원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암스트롱 사장은 2년 전 유럽에서 철수한 제너럴모터스(GM)와 달리 유럽에 남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우리가 재조정을 완수할 수 없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영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도 45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만 4만명을 고용한 회사 측은 지난해 6개월간 발생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25억파운드(약 3조5654억원)의 비용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우선 자발적 퇴사 지원을 받겠다고 밝혔다. 랄프 스페스 재규어랜드로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자동차업계가 마주한 기술적인 도전과 지정학·정치적 분쟁에 맞서 장기적 성장을 돕기 위해 결정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수요 둔화가 원인

유럽 자동차 업계가 걱정하는 가장 큰 악재는 브렉시트다. 영국 해협을 사이에 두고 수많은 영업시설을 공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오는 3월말에 시행될 브렉시트가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비상 계획을 짜고 있다. 포드의 암스트롱 사장은 만약 영국이 무역협상 없이 EU에서 탈퇴할 경우에 대해 "만약 우리가 틀린 결과를 맞게 될 경우 구조조정은 보다 중대해지고 극적이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스페스 CEO도 지난해 발표에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수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 전반에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다. 미 투자은행 에버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독일의 신차 인도 규모는 전월대비 7.6% 감소했다. 독일 경제성장은 지난해 3·4분기에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같은해 11월 산업생산도 전월대비 1.9% 감소했다. 디젤차 생산 비중이 높은 독일차 브랜드들은 경기둔화와 동시에 보다 엄격해진 환경기준에 직면했고 동시에 디젤차 수요 역시 줄고 있다.
여기서 그나마 수익을 내줘야할 중국 시장 또한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으로 침체에 빠졌다. 중국승용차협회(CPCA)는 9일 발표에서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이 2270만대로 전년대비 6% 줄어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당장 전기차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부어야 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부진에 빠지면서 구조조정으로 기울고 있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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