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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기조 완화] 파월 "美 부채 심각… 금리인상 서두르지 않을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1 17:02

수정 2019.01.11 17:02

1조달러 재정적자 파국 경고.. 공공 부채 16조달러에 육박, 셧다운 길어질땐 신용도 위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사진) 미국의 부채확대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금리인상과 관련,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지난주 발언도 재확인했다. 10일(현지시간)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 이코노믹 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간접적이지만 강한 경고를 쏟아냈다.

■"재정적자, 언젠가 심각한 짐"

파월은 미국의 부채급증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정부 재정적자 확대가 파국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순환 주기를 들여다보는 (따라서 중기적 시야를 갖고 있는) 연준의 관점에서는 연방정부의 장기적 지속 불가능한 재정상태가 정책영역 밖에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우리가 결국에는 마주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는 장기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정적자 문제를 언덕에서 깡통을 차 내려 가듯이 한동안은 미룰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미래세대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될 테고, 미래에 이는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지적이다.

미국 부채는 긴 호황에도 불구하고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총 부채가 21조9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이 가운데 공공부채가 16조달러에 이른다. 특히 경기호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연간 재정적자는 1조달러를 넘어섰다. CNBC는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가 이전에도 1조달러를 찍은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경기확장이 지속되는 기간에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은 없다고 전했다. 호황 중에 재정적자가 연간 1조달러를 넘어서면 불황이 닥쳤을 때는 재정이 재앙적 상황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재정적자는 경제가 둔화될 때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럴 경우 중앙은행은 금리인하로 대응하기 때문에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이자부담은 급증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처럼 호황 중에 적자가 늘어나면 연준은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고, 부채부담은 급격하게 높아진다.

■셧다운 길어지면 충격 상당

파월 의장은 또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셧다운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긴 셧다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셧다운이 길어지면 이는 경제지표에 꽤 명확하게 (반응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은 아울러 셧다운으로 인해 연준이 미국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 부분폐쇄로 주요 경제지표 생산을 담당하는 일부 연방정부 부처들 역시 업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셧다운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날 신용평가사 피치는 정부 셧다운 지속이 현재 'AAA'인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은 이날도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경기확장 둔화를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중국 경제둔화 조짐에 연준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연준이 "참을성 있고, 주의깊게" 향후 상황전개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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