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양승태 소환에 극명하게 나뉜 서초동..진보-보수 세대결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1 10:36

수정 2019.08.25 14:15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에 소환되면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간 시각은 극명히 엇갈렸다. 보수단체는 양 전 원장 소환을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 프레임의 일환으로 보고 정부를 비판했다. 반면 진보단체는 사법불신을 초래한 이번 사건에 대해 양 전 원장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진보, 극명하게 엇갈려
양 전 대법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이날 오전 8시 59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과 서울중앙지검 인근은 경찰 1800여명, 집회 참가자 100여명, 법원노조 60여명,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정문 앞에 기자회견하기 위해 섰지만 법원공무원노조 60여명이 정문 안 쪽에서 세로 50cm가 넘는 대형 스피커를 통해 “사죄하라”는 외침에 양 전 대법원장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노조원들은 정문 돌담에 올라서서 “피의자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사법적폐 청산”, “양승태 구속!” 이라는 굵은 글자로 쓴 피켓들이 곳곳에 보였다.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 입구에서 진보단체인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오은선 기자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 입구에서 진보단체인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오은선 기자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 서문 앞에서 '애국문화협회' 등 보수단체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오은선 기자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 서문 앞에서 '애국문화협회' 등 보수단체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오은선 기자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9시께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검찰청사 정문 주변에서 집회를 벌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양 전 대법원장이 보이고 있는 작태를 보면 이게 우리나라 사법부의 수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공정성 획득하기 위해 특별재판부가 조속히 설치돼야 하며, 적폐 판사들에 대한 즉각적 탄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불집회 등 긴장감 고조
반면 반대편인 서울중앙지검 서문에는 보수단체 '애국문화협회'가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힘내세요', '법조 사조직 해체하라'고 적힌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를 들고 "지금 법과 안보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이 나라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의 과거사 정립,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회적 안정을 고려해 국가 경제발전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판결, 이것이 사법농단인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대법원 정문 앞에서는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문재인은 퇴진하라, 민중당은 해체하라" 구호를 외치자 진보단체 회원들과 서로 멱살을 잡고 드잡이가 벌어졌다.

격분한 시위대를 상대로 경찰들도 대규모 운집했다.
경찰은 18개 중대 1800여명이 경비를 담당했다. 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은 소요사태를 대비해 “물병이나 피켓, 계란 기타 내용물,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물건 투척할 경우 형법상 폭행죄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 방송했다.

대법원 정문 앞에서는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서로 욕설을 하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사진=오은선
대법원 정문 앞에서는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서로 욕설을 하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사진=오은선


junjun@fnnews.com 최용준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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