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육부, 비위 운동지도자 전수조사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0 17:06 수정 : 2019.01.10 17:06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피해 폭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외에 교육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비위·폭력에 연루된 초·중·고교 감독·코치 등 학교 운동부 지도자에 대한 징계처리 절차를 바꿀 전망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볼 수 있으나 정부 차원의 최소한의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교육부가 바꾸려는 지침은 비위·폭력 학교 운동부 지도자에 대해 시도교육청에서 대한체육회(기타공공기관)에 징계요구를 통보하고, 대한체육회가 해당 종목 경기단체에 지도자 징계를 요구토록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초·중·고 체육교사가 아닌 학교 운동부 지도자가 비위·폭력을 저지를 경우 시도교육청에서 해당 종목 경기단체에 직접 징계요청을 하고 징계 결과를 통보받는 방식이었다. 이 경우 해당 종목 경기단체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하거나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식구 감싸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기에 비위·폭력 지도자가 다른 학교로 이직을 시도할 경우 해당 학교에서는 비위 내용 등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교육부는 대한체육회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성폭력 사안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힌 만큼 교육청에서 해당 종목 경기단체에 징계를 요구하는 것보다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현 시점에서 전국 학교 운동부 지도자의 비위·폭력 행위에 대한 전수조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칫 '운동부 지도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다'는 비판이 껄끄러운 탓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전수조사 없는 지침 변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의 지침 변경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례에 대한 예방은 가능하지만 과거 발생한 사건을 찾아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발생할 사건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 발생한 사건도 반드시 되짚어야 한다.

전수조사를 통한 일벌백계로 비위·폭력 운동부 지도자가 체육·교육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학교 측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과거 사건 공개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국내 체육·교육계의 체질개선 과정으로 인식해 뿌리 깊은 체육계 비리를 뽑아내야 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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