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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장기화...IPO 시장도 냉각, 호황 기대 꺾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0 14:10

수정 2019.08.25 14:14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9일째를 맞아 역대 2번째로 길어진 가운데 미 증시의 기업공개(IPO) 역시 모조리 중단되면서 올해 IPO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시장에서는 우버 등 굵직한 IPO가 예고된 만큼 올해 유례없는 IPO 호황을 기대했지만 연초부터 기세가 꺾이게 생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이달 뉴욕증시에 대형 IPO가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1월 IPO가 저조한 경우가 1995년 이후 4번째라고 전했다. 앞서 3차례는 각각 2003년과 2009년, 2016년이었다.

IPO가 멈춘 가장 큰 원인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부분적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SEC는 지난 1995~2013년 사이 3차례의 셧다운 사태에도 어떻게든 예산을 확보해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나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그 결과 유가증권 계출서 담당 업무 등 각종 IPO 검토 인력이 무급 휴가에 들어갔고 IPO 서류작업을 하던 SEC 소속 변호사와 회계사들은 관련 문의에 대한 답변이 금지됐다.

대형 상장으로 호황을 예상했던 업계는 갑작스런 셧다운 연장에 난감해졌다. 앞서 미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는 올해 1·4분기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12월에 IPO 서류를 제출했다. 이미지 검색 플랫폼인 핀터레스트도 같은달 발표에서 올해 4월에 IPO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올해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의 가치는 우버(1200억달러)를 포함해 약 2000억달러(약 223조원)로 추정된다.

SEC의 휴업으로 지난해 말에 IPO를 신청했던 생명공학 기업인 고싸머바이오와 알렉터, 블랙스톤 그룹의 올라이트 솔루션 등은 당장 이를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SEC가 바로 업무를 재개하더라도 IPO를 미뤄야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미 판이 깨졌기 때문이다. 캐나다 투자은행인 BMO캐피탈마켓츠의 로리 베글리 상무이사는 현재 IPO 규제 검토를 마치고 최종 승인만 남긴 회사들에게도 IPO를 미루라고 권했다. 그는 최종 승인이 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SEC 셧다운으로 거래에 가격을 효과적으로 매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셧다운 해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여야 지도부와 만나 셧다운을 끝낼 예산안 문제를 논의했지만 약 3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다 "방금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와 만나고 왔는데 완전히 시간낭비였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펠로시 의장에게 강철 방어벽이나 국경 보안장벽 예산을 승인할 것이냐고 물었고 그가 아니라고 답하기에 나는 그럼 안녕이라고 말했다.
(장벽 외에는)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펠로시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그냥 나가버렸다며 "심통 사나운 대통령이다.
이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그를 비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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