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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자회견] 2차북미회담, '비핵화→한반도 평화' 초석되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0 15:12

수정 2019.01.10 15:12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연초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선언적 결과에 그쳤던 1차 회담보다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 등 더욱 구체적인 의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북한과 미국이 절충안을 마련해 협상에 임한다면 4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 분명한 합의 기대"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다고 전망하면서 북미 양측이 보다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분명한 합의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실질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하며, 미국은 비핵화를 독려하기 위한 상응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이것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며, 늦어진 만큼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좋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진채 냉온탕을 오가는 가운데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남북철도 협력을 위한 '제한적 대북제재 완화' 등을 계기로 분위기가 호전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협상중이며 머지 않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격적인 4차방중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북중 경협 강화, 평화협정 체결, 2차 북미회담 의제 공조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회담 임박설이 대두됐다.

문제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 지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저와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핵화와 주한미군 주둔 문제는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연동된 문제가 아니다"며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로 주둔하는 것으로 향후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에도 한미 양국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는 점을 김정은 위원장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 서울답방 반드시 실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김 위원장의 연초 서울답방을 통해 4차 남북정상회담도 성사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그 자체로 남북관계에 대단히 중요한 대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약속하고 발표한 일인만큼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며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후에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으로 4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평화협정 체결에 따른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협정은 비핵화와 연계된 것으로 최종 단계에서 체결될 것"이라며 "평화협정 이후의 평화를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관련된 국가들이 모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범철 아산연구원 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보면 북한 입장이 달라진게 없고, 북중 행보를 보면 비핵화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입장에 변화가 있어야지 상황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에 대해 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일문제엔 '강경태도' 일관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최근 한일관계는 전 정부 때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우리 해군함정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간의 '레이더 공방' 등으로 최악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과거사 문제는 한국 정부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며,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일본이 좀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하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훼손하지 말자고 일본에 여러 차례 밝혔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문명선진국들이 택하고 있는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정부가 사법부에 대해 관여할 수 없고, 일본도 '어쩔 수 없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일본 정치인들이 최근 한일관계 악화를 정치적 쟁점화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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