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박지성 vs 손흥민... 한국 '최고의 축구 선수'는 누구?

정호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0 07:20

수정 2019.01.10 07:20

'박지성급'으로 성장한 손흥민
객관적 기록을 바탕으로 비교한 결과... 박지성 우위
▲ 박지성(왼쪽) 선수와 손흥민(오른쪽) 선수 중 누가 더 나은 축구 선수인가에 대해 축구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진행중이다. [사진(左)= AP연합, 사진(右)=연합뉴스]
▲ 박지성(왼쪽) 선수와 손흥민(오른쪽) 선수 중 누가 더 나은 축구 선수인가에 대해 축구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진행중이다. [사진(左)= AP연합, 사진(右)=연합뉴스]

최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FC·#7·공격수·27세) 선수가 소속팀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이면서,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했던 박지성(2005~2013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퀸즈 파크 레인저스 FC 활동) 선수와 비교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두 선수가 동시대에 같은 리그에 뛰진 않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누가 더 뛰어난 선수'라는 주제는 여전히 축구팬들의 행복한 논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본지는 박지성 선수와 손흥민 선수의 포지션과 부여받은 역할의 영향을 배제하고자 ▲소속 구단 및 개인 커리어 ▲희소성 ▲국가대표 활약을 기준으로 두 선수를 비교해보았다.


박지성 선수가 팀 동료들과 리그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성 선수가 팀 동료들과 리그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 소속 구단 및 개인 커리어 - 박지성 'WIN'

‘해외축구의 아버지’ 박지성 선수는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일본 2부리그와 일왕컵에서 우승을 경험했을 뿐 아니라 04-05시즌 네덜란드 리그와 네덜란드컵에서도 우승하며 더블을 기록했다. 이후 맨유에서는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 리그컵 3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월드컵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박지성이 구단을 옮길때마다 해당 소속팀은 전성기를 맞을 정도였다.

거기에 박지성 선수는 2005년 발롱도르 50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한국 선수는 설기현, 박지성 선수 뿐이다.

한편 손흥민 선수는 소속 구단의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 2회 수상, AFC 선정 올해의 아시아 국제 선수상 2회 수상 등을 통해 활약을 인정받았다.

팀 성적과 개인의 활약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극소수의 선수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영광이다. 개인의 커리어 측면에서 고려해볼 때에도 손흥민 선수가 발롱도르 50인 후보에 지명된 박지성 선수를 뛰어넘기에는 아직 무리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 선수가 득점을 한 후 하트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캡쳐]
손흥민 선수가 득점을 한 후 하트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캡쳐]
■ #2. 희소성 - 손흥민 'WIN'

현역시절 박지성 선수는 ‘두 개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러한 활동량을 기반으로 박지성 선수는 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AC밀란전에서 안드레아 피를로 선수를 전담 마크할 만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카드로 자주 활용됐다. 또 박지성 선수는 '수비형 윙어’로 주로 활약했지만, 필요한 경우 득점을 올리는 선수이기도 했다.

반면 손흥민 선수는 2012-13시즌부터 현재 진행중인 18-19시즌에 이르기까지 6시즌 동안 두 자리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은 21골 7도움, 18골 11도움을 기록하며 30개에 가까운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처럼 오랜 기간동안 기복없이 20~30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려주는 공격수 매물은 매우 찾기 어렵다. 심지어 양발을 모두 잘 다루는 손흥민 선수의 경우 중앙과 양 측면에서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이기에 그 값어치는 더욱 상승한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지난 8일 방송된 축구 채널 ‘한준희∙장지현의 원투펀치’에서 “수비수는 길러낼 수 있어도 공격수는 길러낼 수 없다”며 “유럽 축구구단 100군데에 두 선수를 매물로 내놓는다면 손흥민 선수를 찾는 구단이 더 많을 것”이라며 손흥민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박지성 선수가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득점 후 경기장을 누비는 산책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성 선수가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득점 후 경기장을 누비는 산책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 국가대표 활약 - 박지성 'WIN'

2002월드컵 4강 신화를 쓴 박지성 선수는 2000년 한국 국가대표로 데뷔해 A매치 100경기에 출장해 13골을 넣었다. 2008년부터 2011년 은퇴할 때까지 한국 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박지성 선수는 ‘캡틴 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A매치 무대에서 포르투갈, 프랑스 등 강팀을 상대로 한 주요 경기에서도 득점에 성공했던 박지성 선수는 2002, 2006, 2010 월드컵 무대에서 모두 득점하며 아시아인 최초 본선 3회 연속 골을 넣은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 선수는 2010년 만 18세의 나이로 국가대표에 차출돼 74경기에서 23골을 득점했다. 손흥민 선수 역시 한국 대표팀의 주장을 맡아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이번 2018 월드컵 무대에서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독일을 상대로 넣은 결승 골은 영국 매체 BBC가 선정한 '2018 가장 기억될 순간'에 선정됐다.

손흥민 선수가 최근 2018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월드컵 4강, 월드컵 3회 연속 득점 등 박지성 선수의 대기록을 넘어서기에는 아직은 부족해보인다.

■ 종합 - 박지성 'WIN'
살펴본 기준들만 놓고 본다면 아직까지는 손흥민 선수에 비해 박지성 선수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박지성과 손흥민, 두 선수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훌륭한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또 손흥민 선수의 기록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단정짓기는 무리다.

시대에 따라 우리나라 축구를 이끌었던 선구자들이 있었다.
차범근, 김진국 선수를 시작으로 안정환, 이영표, 송종국, 설기현 등이 있었다. 지금은 손흥민과 이승우,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등이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국내 축구팬들은 울고 웃을 수 있었다.

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