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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파업쟁점 '페이밴드'…'인력구조 개선 vs. 무한경쟁'

뉴스1

입력 2019.01.09 15:50

수정 2019.01.09 15:50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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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과·차장급 이상 58.5%…4대 시중은행 중 최다
사측 현행 유지 양보, 노조는 '완전폐지' 고수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직급별 호봉에 상한을 두는 '페이밴드'가 국민은행 노사 갈등의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면서 책임자급 직원이 많은 KB국민은행의 인원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책임자급(과장·차장 이상) 직원은 9624명으로 전체 일반 직원(1만6435명)의 58.5%를 차지했다. 책임자급 직원이 행원보다 1.4배 많은 수준이다.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월등하다. 국내 시중은행은 1990년대 초반 신입 행원을 다수 뽑은 영향으로 중간간부 계층이 많은 '항아리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책임자급 직원 비중은 Δ신한은행 54.6%(1만2283명 중 7039명) Δ우리은행 53.6%(1만3933명 중 7473명) ΔKEB하나은행 47.8%(1만2802명 중 6123명)다.


연공 중심 임금체계에서는 직급과 상관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호봉이 오르기에 '만년 과장'이 부장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임금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인건비 부담과 함께 임금역전에 따른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은행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L2(과·차장) 직급의 최고 연봉은 1억2726만원으로 L3(팀장) 직급의 최저연봉 9635만원보다 3091만원 많다. 국민은행은 일반 직원의 직급체계는 L1(계장·대리급), L2(과·차장급), L3(팀장·부지점장급), L4(선임 지점장급) 등 4개로 구분돼있으며, 평균 연봉은 지난 2017년 기준 9100만원이다.

국민은행은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입행한 행원을 대상으로 '페이밴드'(Pay-Band,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은행과 비교해 도입이 늦었고 적용 대상도 적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2000년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도입했고, 신한은행은 지난 2006년 조흥은행과 합병 이후 차장·과장 이하 직원에게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차장급을 대상으로 기본급 상한을 두고 있고, 그보다 상위 직급인 부지점장·부부장급 이상은 연봉제를 하고 있다.

이에 국민은행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페이밴드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무한 경쟁과 성과주의 확대를 위해 직원들의 승진을 무기로 삼고 있다"며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사측은 협상 과정에서 페이밴드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자고 한발 물러섰지만, 노조는 폐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페이밴드는 은행을 경영하는 입장과 직원 개인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은행원의 평균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자면 노조의 주장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페이밴드 등 주요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이달 30일부터 2월1일까지 3일간 2차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2차 파업이 실행된다면 시기가 설 연휴 직전인 만큼 1차 파업보다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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