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여론' 국민은행 노조 2차 파업?...남은 쟁점은

뉴스1 입력 :2019.01.09 12:26 수정 : 2019.01.09 13:47


페이밴드·임금피크제 등 쟁점 협상에서 '난항'
'고액 연봉자의 파업' 차가운 시선 속 고객 신뢰·노조 존재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지난 7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전날까지 이어진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의 하루짜리 총파업이 끝났다.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가 90%에 육박하는 상황이라 19년만의 파업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고객 혼란은 크지 않았다. 고액 연봉자의 파업이라는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이달 31일~다음달 1일 2차 파업을 예고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향후 계속 교섭에 나설 예정이지만 호봉 상한제(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제 연장 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국민은행 노사에 따르면 현재 노사 간 핵심 쟁점은 Δ과거 비정규직이던 하위 직군(L0)의 근무경력 인정 Δ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폐지 Δ임금피크제 1년 연장 Δ지점장 후선보임 관련 기준 등 4가지다.

이중 페이밴드제와 L0 여성직원의 근무경력 인정 두 가지 쟁점에서 노사는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페이밴드제는 연차가 쌓여도 승진하지 못하면 직원의 임금을 제한하는 제도다. 사측은 모든 직원 확대 적용에서 신입 직원 적용 유지로 물러섰지만, 노조가 완전폐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L0 여성 직원 근무경력 인정 여부는 비정규직이던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과거 경력을 얼마나 인정할지를 두고 씨름하고 있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노측은 직급별 구분 없이 산별교섭에서 합의한 대로 1년을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직급별 진입 시기를 일치하기 위해 6개월 연장으로 맞서고 있다. 사측은 추가로 진입 시기 연장이나 재취업·창업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귀족 노조의 '그들만의 파업'이라는 비판의 배경이었던 성과급은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렀다. 사측은 당초 자기자본이익률(ROE)의 10% 수준의 성과급을 제시했다가 시간 외 수당까지 합해 300% 수준을 제시했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사측에서 성과급과 임금에 대해 여러 차례 수정제안을 했고 다른 의견 없이 대부분 수용했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주요 쟁점에서 합의를 이르지 못할 경우 설 연휴 직전인 이번 달 30일부터 2월1일까지 3일간 2차 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설 연휴 직전이고, 기간도 하루짜리 파업이었던 1차 파업보다 길어 1차 파업 때보다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파업과 대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전날 파업으로 고객의 불편과 항의가 있었고 장기적으로 국민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가 하락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고액 연봉의 은행원이 '돈 때문에 파업한다'는 싸늘한 여론과 전날 총파업에도 전국 1058개 지점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는 점에서 노조의 파업 추진동력이 떨어졌다는 평도 나온다.

노조 파업이 은행 영업에 큰 피해를 못친 것은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가 급증해 지점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채널별 거래(건수 기준) 비중에서 비대면 비중은 2018년 6월말 기준 86%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90%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히려 이번 파업이 국민은행 직원 수가 과다하는 것을 보여줬다는 역풍도 불고 있다.

노조는 우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사후조정을 신청하거나 한국노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제3자를 통한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화 창구도 열어뒀다. 박 위원장은 "2차 투쟁까지는 안 가도록 해야 한다"며 "임금·단체협약이 마무리되는 시간까지 24시간 매일 교섭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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