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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대한민국의 애국심을 생각하다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8 16:29

수정 2019.01.08 16:29

[여의나루] 대한민국의 애국심을 생각하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생전에 "내 탓이오"라는 사회운동을 주도하셨다. 타인에게 자기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자는 취지이다. 최근 사회지도층의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내로남불'(자기의 잘못은 관대하고, 타인의 잘못은 엄격함의 이중성 풍자)이라는 자기합리화 변명이 많다. 과거 정치인 등의 고액 금품수수는 정치자금으로 무죄, 하위직 공무원의 소액 금품수수는 뇌물죄로 유죄라는 사회적 냉소주의가 크게 회자된 것처럼.

최근 중하위직 공직자인 청와대 특감반원 김태우 주무관, 기획재정부 신재민 사무관의 양심선언에 대해 당해 직원들의 상사인 고위직 공직자들은 허위사실이라고 발뺌하거나 실무자에게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을 보면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일부 급진적인 좌편향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이 조직화된 힘을 업고 반 대한민국운동,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성, 상습적인 법질서 무시와 탈법 역시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이러한 극단적 이기주의, 고위직의 책임회피와 '내로남불' 등이 평범한 시민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빼앗아간다.


가정, 기업, 그리고 국가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팀워크가 좋아야 한다. 나라에 대한 국민들의 팀워크와 사랑을 '애국심'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사회에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이라는 단어가 비하되는 것이 안타깝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애국심'이 시민들이 준수할 최고의 덕목의 하나다. 세계 최고의 대학인 미국 예일대학의 교정에 '신을 위해, 국가를 위해, 예일대학을 위해'라는 교비가 있다고 한다. 대체로 후진국들인 아프리카, 중남미 등 많은 신생국가는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국민들의 애국심이 약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국가에 대한 국민의 애국심, 헌신, 사랑이 없는 나라가 강대국이 되거나 부흥한 경우는 없다.

올해 우리 경제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의 부정적 전망과 여론이 높다. 세계적 석학인 프랑스의 기 소르망 교수는 "한국이 짧은 기간 내에 경제성장을 이룩한 이유 중 하나는 선진국에 비교해 적은 임금으로 열심히 근로를 한 경쟁력 덕분이다. 갑자기 선진국 수준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대폭 인상한다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자본축적도 부족하고, 원천기술도 낮고, 생산성도 낮고, '사회적 자본'이 부족함에도 외형만 선진국을 따라가는 정책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취지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한 공동체 구성원의 '애국심, 준법정신, 신뢰정신, 상호배려' 등 무형의 사회적 자본이 강조돼야 한다. 일부 정치지도자들이 이분법 편 가르기를 통해 재벌과 중소기업, 부자와 빈자, 기업과 노조, 서울과 지방 등 갈등 조장과 상대방에게 책임 떠넘기기는 역사의 후퇴를 가져올 뿐이다.

불교 설화에 "두 마리 진흙소가 싸우면서 물속으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진흙으로 만든 소가 싸움에 정신 팔려 물속에 들어가면 진흙이 녹아 다함께 죽는다는 우화다. '기업이 없으면 노조도 없고, 국가가 없으면 국민도 없다'라는 상식과 비슷한 비유다.


2500여년 전 공자는 나라를 다스림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했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공무원은 공무원답게, 아버지답게, 아들답게 본분의 책임을 강조했다.
2019년 새해 높은 차원의 가치관, 국가 위기 시 나라를 위해 목숨과 청춘을 바치는 용기,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생각한다.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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