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의 총파업 국민은행, '차별철폐' vs. '국민볼모'

뉴스1 입력 :2019.01.07 22:12 수정 : 2019.01.07 22:23




총파업 공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객 혼란 불가피
거점점포 운영, 영업시간 연장 검토…고객 불편 최소화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KB국민은행 노조가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공지 없이 불편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7일 오후 9시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진행했다. 노조는 앞서 이날 오후 2018년 임금·단체협약 투쟁이 최종결렬됐다며 전야제를 시작으로 8일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야제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은 이른 시간부터 국민은행 직원들로 붐볐다. 서울 여의도 본점을 비롯해 강원·인천·부산·대전·광주 등 전국에서 참석했다. 노조원들은 '총파업, 투쟁'이란 단어가 적힌 붉은 머리띠를 매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로 '불성실한 교섭 행태, 경영진은 각성하라', '총파업 투쟁' 등 구호를 외쳤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돈 문제가 아닌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년 은행원들의 월급 상한제 철폐, 임금피크제 1년 연장 등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공지 부족…인터넷·모바일뱅킹 안 하면 불편 불가피

총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국민은행은 일부 영업점을 닫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 측에서 고객에 사전공지를 미리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늦게 KB스타뱅킹 앱 등을 통해 공지문을 올려 파업에 따른 점포 업무 차질에 대해 안내했다.

이 공지문은 "8일 노조 파업이 예고돼 있어 은행 업무 처리에 불편이 예상된다. 가급적 8일을 제외한 다른 영업일에 영업점 방문을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온라인 뱅킹을 하지 않는 중장년층이나 앱을 열어보지 않은 고객들은 파업 사실을 알 수 없다. 각 점포에는 파업 안내문을 종이로 인쇄해 붙였지만 이 역시도 점포 방문객만 알 수 있다.

국민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는 시민 김성수씨(39)는 "파업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됐다"며 "젊은 층은 인터넷뱅킹이나 앱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본다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될 텐데 제대로 된 공지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민 볼모 은행같다" 고객은 싸늘한 반응

파업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직장인 박희성씨(32·여)는 "이미 고연봉을 받는 은행원들이 고객을 볼모로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은행이 아닌 국민 볼모 은행같다"고 비판했다. 실제 국민은행의 연봉은 지난해 기준 9100만원으로 시중은행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3110만명에 달하는 국민은행 고객의 불편은 8일 이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8일 총파업 선포식에 이어 설 연휴 직전인 오는 31일부터 2월1일까지 2차 파업에 나서는 등 순차적으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사측은 총파업에 나서더라도 전 영업점 정상 운영, 지역별 거점점포 활용 등으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막판 협상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에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 고객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도 있다. 박 위원장은 "밤을 새워서라도 협상에 임하겠다. 국민과 고객에 큰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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